'줄줄새는 세금 막아라'…보조금 환수법 잇달아 발의
권익위, 부정환수법 제정안 제출..기재부는 시행령 개정 착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잇달아 국가보조금 환수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만성적인 세수부족 현상을 줄이기 위해 세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17일 '공공재정 부정청구 방지법(일명 부정환수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각종 출연금과 보조금, 연구개발비, 보상금 등의 부정 수급을 막고 정당치 않은 방법으로 지급됐을 경우 원금과 벌금까지 환수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며, 지난 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조금과 보상금, 출연금의 환수를 각자 다른 법에 근거 조항을 뒀지만 효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아예 이들 조항을 합쳐 더욱 강도를 높였다.
법안에 따르면 악의적인 부정청구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5배까지 제재부가금을 부과하고 3년간 제재부가금을 2회 이상 부과받거나 부정이익금 합계가 3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명단이 공표된다.
권익위가 부정환수법 제정안을 발의한 것은 부정청구를 줄여 궁극적으로 세출구조조정에 한 몫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출은 줄이되 부정수급으로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을 늘렸다는 얘기다. 지난해 보조금과 보상금, 출연금 목적으로 책정된 예산은 93조원에 달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최대 5배까지 매길 수 있는 제재부가금 항목을 신설한 만큼 세수촉진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가보조금 환수액은 1100억원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제재부가금이 붙으면 최대 5500억원까지 거둬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황인자 새누리당 의원은 이달 초 보조금 반환명령 근거규정을 삽입한 보조금관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황 의원 측은 "보조금 수령자가 지원금을 빼돌린 사실이 뻔히 드러나도 현행법에는 정부가 직접 보조금 수령자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반환 규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하고 지난달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기재부에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제도 운영 사항을 총괄하고 보조금 지급과 사업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부정환수법이 조기에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부정환수법 제정안에 따르면 정부의 수탁용역 계약은 법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권익위 스스로 관리 대상을 축소시켰다"면서 "법안이 상정되면 부정환수법의 부적절한 부분을 수정하겠다"며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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