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신뢰 생태계]신뢰먹고 큰 국내 강소기업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업을 키울수 있었던 비결은 파트너들에게서 신뢰를 잃지 않은 덕분입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리더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고 스스로 말한 것을 행동을 통해 나타내야 한다."(피터 드러커, 리더의 성실성과 신뢰에 대해)
휠라(FILA)라는 패션상표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휠라가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본래 이탈리아 기업인 휠라지만 2000년대 초반 휠라코리아 대표였던 윤윤수 회장이 역으로 본사를 인수했다. 윤 회장은 당시 보유한 자금이 많지 않았지만 해외 및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 성공적으로 본사를 사들일 수 있었다.
윤 회장은 당시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다양한 사업 파트너들과 대금지불과 물품지급 등 중요한 약속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신뢰를 쌓은 것이 글로벌 회사 인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윤 회장의 이같은 신뢰경영을 바탕으로 작은 나라의 지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기업들 중에는 휠라코리아처럼 장기간에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은 자동차 부품 냉간단조 제조업체인 태양금속공업의 성공 비결도 임직원을 내 가족처럼 여기는 신뢰의 기업문화 덕분에 명문 장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태양금속공업 창업주인 고(故) 한은영 전 회장은 직원을 항상 '한솥밥식구'와 '태양가족'이라 불렀다. 그는 직원은 물론 그 가족의 수술비까지 지원해 주기도 했다.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한우삼 회장은 매일 아침 전 직원과 체조, 청소를 함께하고 점심식사도 구내식당에서 직원과 함께 줄을 서서 배식을 받는 신뢰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2대에 걸친 직원 사랑과 투명한 경영은 노조창립 이후 39년 내내 노사 분규가 한 번도 없었고 매출은 급성장하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한 회장은 "한솥밥 가족사랑, 행복한 가족주의가 60여년간 태양금속을 하나로 묶어주는 강력한 끈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신뢰경영은 설문조사 결과로도 드러난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업력 30년 이상, 종업원 10인 이상 중소기업 7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이 30년 이상 장수했다면 그 비결은 한 분야에 매진하면서 거래기업과 신뢰관계를 탄탄하게 구축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들 기업들은 장기간 존속할 수 있었던 비결로 '거래기업과의 오랜 신뢰 구축'(42%)을 들었다. 다음으로 '끊임없는 기술혁신'(17%), '오랜 경영노하우'(17%), '독보적 기술유지'(11%) 등이었다.
결국 거래처나 고객과 신뢰를 쌓는 것이 기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이 신뢰를 쌓고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이 지원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특히 기업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인 가업상속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달 초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월례 오찬모임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견기업인들의 이같은 고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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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련 송원그룹 회장은 당시 행사에서 "장기적으로 지속성장한 기업이 되려면 가업상속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현재 법체계는 전근대적인 요소가 많다"며 "가업 승계와 관련, 업종이 유지돼야 승계가 가능하고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법인세를 더 많이 내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송원그룹 외에도 많은 중견·중소기업들이 명문 장수기업의 기본 전제조건으로 정부의 가업승계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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