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왜 혁신인가]권오용 고문 "혁신의 원동력은 구성원간 소통에서"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 기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출액 또한 한 해 500억달러가 넘어 우리나라 수출품목 중 1,2위를 다툴 정도로 수출 효자품목입니다. 예전엔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혁신의 힘입니다."
최근 '혁신'을 주제로 <대한혁신민국>이란 책을 펴낸 권오용 효성그룹 고문을 직접 만나, 이 시대 필수 아이콘이 된 혁신이 기업들에게 왜 필요한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기업들은 매 순간 동종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만 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변하지 않고 어떻게 생존할 수 있겠냐"며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혁신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저성장 모드에 돌입한 한국은 이제 혁신이 없으면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업은 물론 정책을 펼쳐 나가는 정부 또한 끊임없는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고문은 비산유국인 우리나라가 석유제품 수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계기도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혁신 정신'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석유뿐만 아니라 천연자원의 매장량이 극히 낮은 한국에서 에너지 강국을 꿈꾸는 것은 무모할 수도 있었지만, 1964년 필리핀에 최초로 약 3만 배럴의 휘발유를 수출하고 20년도 채 안된 1980년에 수출 규모를 800배까지 확대할 정도의 기량을 갖게 됐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민족이 가진 혁신의 DNA"라고 말했다.
권 고문은 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한 핵심 요소로 2가지를 꼽았다. 구성원의 '역량'과 이 역량이 고도로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바로 그 것. 권 고문은 역량과 시스템은 불가분의 관계로, 역량 없인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고 시스템 없인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역량이 아무로 뛰어나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예로 남한과 북한을 들었다. "1940년대 남한과 북한의 역량은 비슷했지만 70년이 지난 지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스템을 택한 남한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반면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택한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낙오했다"며 "역량이 비슷하더라도 어떤 시스템을 도입하느냐에 따라 혁신을 이룰 수도, 혁신이 사장(死藏)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권 고문은 1970년대 굴지의 대기업 30여개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도 혁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은 그 비전에 맞춰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끝이 없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서는 혁신이 피곤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권 고문은 "혁신의 원동력은 구성원들 간의 소통에서 찾아야 한다"며 "혁신은 소통을 통해 가능한 것이고, 사람 중심의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권 고문은 재계 홍보 전문가다. 1980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시작으로 금호그룹, KTB네트워크, SK그룹, 효성그룹 등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혁신을 주도한 기업들과 지난 35년을 함께 했다. 금호그룹의 동아생명 인수, 이베이의 옥션 인수, 팬택ㆍ큐리텔 합병, 소버린의 SK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무산,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등이 그가 간여해 성공시킨 프로젝트들이다. 2년 전부턴 효성그룹의 고문을 맡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그의 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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