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 국채 수익률 연중 최고…"매도세 지속"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조목인 기자]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국채 금리(수익률)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돼 국채 수익률 상승(가격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짙게 깔려 있다.
10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만에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다. 장중 한때 수익률이 1.058%까지 상승했다. 전 저점인 지난 4월 20일 0.073%과 비교해도 1%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495%까지 올라 지난해 9월 30일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본과 영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각각 0.497%, 2.121%로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기록을 남겼다.
채권 시장은 지난해 초 부터 매수세가 몰려 올해 4월 유럽 국채들이 줄줄이 사상 최저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갑작스럽게 매도세로 흐름이 바뀌며 수익률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갑작스런 흐름 변화에 대해 투자자들이 더 이상 세계 경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위험 공포를 느끼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전망 또한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선진국 국채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격적인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때 세계 최대 채권펀드였던 핌코 역시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달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기존 23.4%에서 8.5%로 축소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세에 논란 투자자들은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따라 처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운영하는 미국 고수익채권 ETF 두 곳에서 이달 들어서만 20억달러 가까이 유출됐다. 저금리 시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들 상품에 올해 들어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투자자들의 이탈이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채권 매도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프 클링겔호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 수익률과 경제 펀더먼털(기초여건) 사이에서 투자자들이 채권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채권 수익률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운용자산이 5000억달러에 이르는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말다리 머니매니저도 국채 매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채권 투자 비중을 크게 낮췄다고 밝히며 "선진국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과 임금 상승이 소비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 채권 수익률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튀어 오르지는 않을 것이고 급등폭이 크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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