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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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국내 기업들이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먹잇감이 된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와 허술한 법ㆍ제도가 빌미를 제공한 탓이다.


오너 일가가 소수지분을 갖고 순환출자 형태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에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명분을 들고 나온 외국자본의 공격에 쉽게 노출된다.

삼성물산 주주구성을 보면 삼성그룹 13.98%(자사주 5.8% 제외), 국민연금 9.98%, 엘리엇 7.12% 등이며 엘리엇을 포함하면 외국인은 33.08%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의 경영권은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지배를 의미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제외하면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13.2%에 불과하다. 2005년 소버린이 최태원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을 당시 SK는 SK C&C 등 계열사 보유 지분을 모두 합해야 15.6%에 불과해 소버린(14.96%)과 격차가 거의 없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있는 집단 중 10대 기업의 내부지분율은 2012년 55.7%까지 올랐으나 2013년 52.9%, 2014년 52.5%로 하락 추세다. 6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LG화학 등은 외국인 지분율이 총수우호지분(총수 일가와 계열사 지분 합계)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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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포이즌필, 차등의결권주식발행을 허용하고 있고 국가안보 등에 필요한 핵심기간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사전규제하는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장치를 두고 있다. 포이즌필은 경영권침해시도가 발생하는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신주를 시가보다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차등의결권주식은 주식에 따라 의결권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복수의결권주식, 부분의결권주식, 무의결권주식 등이 있다. 하지만 포이즌필 등을 담은 상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 중이다.


재계는 정부가 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원샷법(사업재편지원특별법)'에 대해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원샷법 초안에는 재계가 요구한 상장사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제한 등이 빠져있다. 재계는 기업 M&A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주식매수청구권이 남용될 소지가 있다며 상장사에 한해 이를 제한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주주 권리 침해 우려 때문에 용역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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