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소사실 동일성 여부 신중히 판단해야…범행 장소·방법 같다면 범행시간 변경 가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범행 장소나 방법, 피해자 특정은 유지한 상태로 범행시간만 변경하는 공소장 변경을 요청할 경우 법원이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민일영)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합의부로 환송한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1월 임차인인 피해자 이모씨와 공동화장실 수리비 지급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같은 해 7월 수리비 문제로 다시 다툼을 하면서 왼쪽 팔꿈치로 피해자 가슴 부위를 가격해 전치 12주 치료가 필요한 흉추 압박골절의 상해를 입혔다.


대법원

대법원

AD
원본보기 아이콘

1심은 김씨의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판단이 달랐다. 2심은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 증인 이모씨는 범행시각에 대해 오후 4시30분으로 기재한 사실확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공소장에도 4시30분으로 시간이 특정돼 있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12 접수시각은 오후 5시4분, 도착시간은 5시8분으로 기록돼 있다”면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수리비 문제로 다투다가 그곳을 떠난 시각은 오후 4시30분이 아니라 오후 5시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2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시각인 4시30분 경에는 이씨에게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D

그러나 대법원은 2심 재판부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1항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할 수 있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허가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은 피고인 범죄행위를 특정하면서 그 일시만을 달리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 상해를 가한 장소, 방법, 부위, 회수나 피해자가 같다”면서 “원심이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받아들였어야 함에도 이를 불허했는데 법리를 오해해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