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체포장소 2㎞ 떨어진 자택에서 '도검' 압수…대법, 도검 증거능력 인정하지 않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자의 주거지가 아닌 곳에서 체포한 뒤 별도의 영장 없이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마약 복용과 판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필로폰과 대마 잎 등을 판매하고 복용한 혐의를 잡고 오씨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검찰 수사관들은 2013년 7월18일께 주거지 인근에서 차량을 버리고 도주하던 오씨를 검거했다. 수사관들은 차량 내부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압수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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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들이 달아나던 오씨를 체포한 장소는 자택과 2㎞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수사관들은 체포 당시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여기까지는 법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씨 차량 압수수색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논란의 초점은 수사관들이 오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보관 중이던 ‘도검’을 압수했다는 점이다. 압수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뒤늦게 발급됐다.


형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체포·구속할 필요가 있을 때 영장 없이 체포현장에서 압수, 수색, 검증을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주거지에서 2㎞ 벗어난 곳에서 체포했는데, 주거지를 체포현장으로 볼 수 있느냐다.


1심은 오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수사관들이 오씨 자택에서 ‘도검’을 압수한 행위는 적법한 게 아니라면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체포된 장소와 주거지가 2㎞ 정도 떨어진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주거지를 체포장소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형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른 적법한 압수·수색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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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법원은 오씨의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살펴봐도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양형이 과중하다는 부분보다는 체포장소에서 떨어진 자택에서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증거물(도검)을 압수한 행위는 위법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씨 사건 자체에 대한 파기환송을 선택했다. 결국 오씨 사건은 원심법원인 서울고법에서 다시 판단을 내리는 절차를 밟게 됐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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