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일본에서 환율 정책과 관련한 고위 관료들의 의견 충돌은 최근 깊어지는 엔저 현상으로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드러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5일 오전 9시36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124.48엔에 거래 중이다. 최근 달러당 125엔대를 돌파하면서 조만간 엔화가치가 달러당 130엔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도요타를 비롯한 수출 중심 기업들과 일본 정부 정책 결정자들은 경제 성장 촉진 기대감에 강해진 엔저 현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주식시장 투자자들도 엔저 현상이 기업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리라 믿고 주식 투자에 낙관적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구마가이 미쓰마루(熊谷亮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엔씩 떨어질 때마다 일본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는 엔저 현상이 너무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난폭하다'고 지적하며 엔화가치의 평가절하 속도가 빠른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다로 재무상의 이번 발언은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엔화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른 것이라 판단하진 않는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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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엔저가 수출기업과 경제 성장 촉진에는 도움을 주고 있지만 수입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과 중소기업에 피해가 나타나는 데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엔화가치 하락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적절한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의 도움 없이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일본의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험하게 만들 것이며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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