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보이지 않는 힘 퍼블릭 어페어즈' 출간

퍼블릭 어페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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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2000년대 중반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을 인도 시장에서 특허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 정부가 기존 약품과의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특허 인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바티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 다툼은 물론이고 대정부 설득에 나섰다. 글리벡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공급하는 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한 끝에 결국 특허로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업이 사회의 공감 속에 합의를 얻어냄으로써 자사에 불리한 환경을 극복해나간 대표적인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의 사례이다.


2006년 미국 의회는 인터넷 도박에 신용카드 지불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이는 모든 온라인 도박을 금지시키는 조치로, 온라인 도박의 급격한 성장에 위협을 느낀 전국 카지노들이 이 법안을 실제로 주도한 세력들이었다. 일단 법이 통과되자 경마 베팅업체, 메이저리그 구단, 편의점 체인 등에 비상이 걸렸고, 치열한 물밑작업이 시작됐다. 경마 베팅업계 로비스트들은 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삽입하는데 성공했고, 편의점 체인 로비스트들은 이 법안에서 복권이 제외되도록 힘을 썼다. 이렇듯 복잡한 이해 당사자들이 얽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퍼블릭 어페어즈'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퍼블릭 어페어즈'란 무엇인가. 흔히들 은밀하게 진행되는 '로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보다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자면 '기업과 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정책이 최대한 우호적으로 결정되고 집행되도록 하기 위해 펼치는 활동'을 말한다. 미국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재미 동포들이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려 기울인 많은 노력도 '퍼블릭 어페어즈'의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생소하게 여겨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신간 '보이지 않는 힘, 퍼블릭 어페어즈'의 저자 조승민(55) 글로벌입법정책연구원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퍼블릭 어페어즈의 활동을 이뤄지고 있지만 관련제도와 사회적 분위기, 기업의 활동 등 여러 면에서 변화와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나 단체가 직업적인 전문 로비스트를 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로비 활동의 공개 의무화 역시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제도의 차이는 로비를 헌법적 권리로 보는 시각과 부정한 거래로 보는 관점의 차이를 반영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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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퍼블릭 어페어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과제로 투명성 확보, 체계적 활동, 사회적 기여 등을 제시한다. 기업의 이익 추구 범위와 수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허용할 것은 허용하고, 법의 한계를 넘으면 결코 용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체계적 활동을 통해 퍼블릭 어페어즈가 불필요한 비용이라는 인식도 바꾸어야 하며,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현실을 직시해 사회적 기여에도 힘써야 한다. 저자는 "조직이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한 퍼블릭 어페어즈 활동이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이익 추구의 수준과 수단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는 힘, 퍼블릭 어페어즈 / 조승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7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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