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6권 쓴 경제通 문화에 꽂힌 까닭
30년 경제관료 출신 이철환 하나금융硏 초빙연구위원
저성장·지하경제·고령화 경제, 진짜 해법은 문화에 있어…
중국 漢文化·유럽 문화도시 봐라, 창조경제 뒷받침할 저력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쓴 책만 열여섯권이다.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에선 경제부처 공무원의 열정과 소명의식을 담았다. '아~대한민국, 우리들의 참회록'에선 철밥통 관료의 이기주의를 신랄하게 질타했다. 경제관료 30여년 여정을 마치고 퇴임한 지 4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공부하고 싶고 말하고 싶을 때 책을 쓴다. 이철환 하나금융연구소 초빙연구위원 겸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60) 얘기다. 잠자다가도 글 쓸 거리가 떠오르면 메모하는 기록광이다. 이 연구위원은 "책 작업이 어렵긴 하지만 알고 있던 바를 정리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1977년 행정고시 20회에 합격해 1980년부터 2008년 까지 재정경제부에서 일해온 경제통(通)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원장, 한국조세연구원,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글을 쓰는 관료', '글쟁이'란 별명이 따라붙었었다. 요즘 그가 관심을 두는 분야는 문화, 최근 펴낸 책은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이다.
그는 문화를 통해, 고용 없는 성장ㆍ탈세와 자금세탁의 지하경제, 활력을 잃는 고령화 경제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야 먹고 사는게 바빠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적었죠. 이제는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에 접어들고 있는데, 문화를 통한 경제발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말을 이었다. "중국도 옛날의 한문화(漢文化)에 대한 자긍심을 들춰내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문화정책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위원이 문화와 경제를 잘 접목한 사례로 제시하는 것은 세계 유수의 문화 도시들이다. 이탈리아의 베로나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가 대표 사례. 우리나라에선 통영시를 꼽았다. "그 지역의 풍습이나 의식주 같은 문화를 최대한 잘 활용해서 경제적으로 피폐해져가던 도시가 새롭게 탄생된 경우가 많아요. 한식같은 음식도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문화가 될 수 있죠. 일본도 일식을 통해 일본 문화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 처럼요."
그는 창조경제의 밑바탕이 되는 것도 문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수지를 흑자로 돌려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매번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제조업 기반의 성장중심모델에서 탈피해, 음악ㆍ미술ㆍ출판 등을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에서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업 경쟁력은 제조업 경쟁력의 절반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반토막밖에 안됩니다. 최근들어 요우커 때문에 관광객이 는다고 하지만 1인당 관광지출은 금액만 보면 이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덜 쓰고 있습니다. 관광수지, 서비스수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면, 세밀한 문화육성 정책을 통해 서비스산업에서 성장밑거름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이 '하드웨어'에만 쏠려있다고도 지적했다. "크고 화려한 문화회관을 짓는 전시성 정책만 신경을 썼는데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문화개발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업에서 메세나 활동이 싹이 트는 부분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조금더 세밀하게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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