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신뢰 구축은 오직 교류 확대로 가능"
후쿠야마 교수, 통일연구원 샤이오포럼 기조연설서 주장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트러스트(Trust)'의 저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6일 "남북관계에서 신뢰의 구축은 오로지 교류의 확대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오후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제5회 샤이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 북한이 신뢰할 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경험했다"며 "한국의 대규모 지원은 북한의 도발로 되돌아 왔고 북한은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등 신뢰가 축적되기는 커녕 한국사회에서 냉소주의만 키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오랜기간 남북이 전혀 다른 생활방식에서 살다보니 이질화가 심해져 생물학적 혈연관계와 문화적 가치의 공유는 신뢰구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중국식 모델을 따르거나 한국식 제도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정치제도 역시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북한의 변화는 북한 엘리트들이 자신들이 부패했고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시작될 것"이고 "자신들과 가족들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지 못하면 대규모 개혁에 주저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후쿠야마 교수는 "남북 당국간 신뢰가 불가능하다면 주민들간 신뢰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독일에서 동방정책은 동독 주민들이 서방 언론에 노출되고, 여행하고 서독사람들과 교류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쿠야마 교수는 "북한정권이 버텨온 것은 사실 중국 덕택"이라며 "따라서 중국과의 신뢰구축을 통해 통일한국이 중국에게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2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후쿠야마 교수는 코넬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탠퍼드 프리만 스포글리 국제학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인 그는 미 국무부 정채기획실 차장, 존스홉킨스대와 조지메이슨대 교수를 역임했다.
한편, 이날 샤이오포럼은 '한반도 통일의 비전: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신뢰'라는 주제로 후쿠야마 교수의 기조연설과 국내 남북문제 전문가 19인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후 유호열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통일과정과 통일한국의 비전으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신뢰가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에 대해 이들 전문가들의 논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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