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혼부부·요우커만 몰리고 대부분 매장은 한적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백화점 봄 정기세일이 끝난 첫 주말, 큰 세일은 끝났지만 작은 세일은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찾은 백화점들은 정기세일 직후 매출 급감을 우려해서인지 브랜드 세일과 각종 이벤트 등을 지속하고 있었다.
"3만원, 5만원 한 시간만 행사합니다! 입어보세요!"
"이거 사이즈가 뭐에요?" "3만원 짜리는 어디 있어요?" 봄 시즌 상품이라 약간은 더워보이는 트렌치코트였지만 그래도 3만원, 5만원이 어디랴. 저렴한 가격에 외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여서인지 반응은 뜨거웠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까지 몰려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는 여러 벌을 한꺼번에 집어들고 고르기까지 했다.
'노마진', '패밀리세일' '초특가' 등을 내걸며 치열하게 전개됐던 백화점 봄 정기 세일이 끝난 첫 주말, 백화점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큰 세일은 끝났지만 작은 세일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첫 정기세일 직후 매출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서인지 각 브랜드별로 '브랜드 세일'을 내걸거나 상품권 이벤트 등을 내걸며 크고 작은 할인행사를 지속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들도 세일코너에는 우르르 몰렸다.
그러나 고객 숫자가 줄어든 탓에 이 같은 브랜드별 이벤트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일부 세일코너에만 사람들이 북적일 뿐, 매장 안쪽에 진열된 신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은 드물었다. 그나마 내국인 쇼핑객의 빈 자리를 요우커족들이 메워 중국어 대화소리만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한 여성의류 매장 관계자는 "세일이 끝나서 요새는 중국인 밖에 손님이 없다"며 "봄 나들이 시즌이면 워낙 손님들이 없는 편인데 특히 오늘은 꽃 구경 가기 좋은 화창한 날씨여서인지 더더욱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3층 여성정장의류 매장은 손님이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실 구매의사가 높은 예비신부들의 발길이 이어진 덕분에 분위기는 한층 나았다. 모조에스핀, 린, 마인, 타임 등에는 예복을 맞추려는 예비신부들이 부모님, 혹은 예비신랑과 옷을 고르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됐다. 한 매장 직원은 "그나마 여기는 신부들하고 중국인 덕분에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귀띔했다.
브랜드 세일이 없고 혼수나 요우커족 수요도 없는 매장은 한산하기 그지 없다. 한 가방 매장에서 "여기는 할인이나 사은품이 없냐"고 묻자 "일단 지금 구매하시면 나중에 백화점에서 상품권 이벤트할 때 영수증을 교체해서 상품권을 받게 해주겠다"며 돌아서려는 발길을 붙잡았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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