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암 항구토제 소아도 효과"…국제 학술지에 게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항암 치료에서 나타나는 구역과 구토를 막아주는 약물인 '에멘드'가 소아암 환자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멘드는 그동안 임상 결과가 없어 소아암 환자는 복용하지 못했다.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강형진 교수 연구팀이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소아암환자에게 ‘에멘드’의 효과를 알아보는 세계 최초 무작위배정 비교 3상 임상시험을 시행한 결과 구토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종양학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소아암환자(생후 6개월~17세)를 대상으로 에멘드 효과를 비교한 결과 에멘드를 함께 처방한 그룹의 구토예방비율은 51%로 기존의 항암제온단세트론(ondansetron)만 복용한 그룹(26%)보다 월등히 높았다.
구역과 구토는 항암제 치료에서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다. 구역, 구토를 일으키는 신경기전은 크게 세로토닌과 P물질 등 크게 2가지로 이들을 모두 억제해야 효과적이다.
세로토닌 기전을 막는 온단세트론 등은 1990대에 개발되어 소아에게도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P물질 기전을 막는 에멘드는 성인에게 많이 쓰이지만 소아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사회적 약자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과 환자수가 적은 소아용 의약품은 시장성이 낮은 탓에 제약사들이 임상을 꺼린 탓이다.
이에 성인에서 임상시험을 통해서 허가가 된 약제는 소아에게는 대단위 임상시험을 많이 하지 않았고 소단위 임상시험 또는 경험을 통해서 소아에게 사용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사가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면 제약사에게 해당 신약에 대한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늘어난 특허 기간만큼, 다른 회사에서는 복제약을 만들 수 없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제도의 산물이다. 시장성이 낮은 소아 환자들도 효과적인 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약회사에게는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며 경제성을 보장해 주는 지원제도가 있었기에 이번 연구도 가능했다.
강형진 교수는 “소아 임상시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결과이며 한국이 주도한 소아 대상 연구로는 처음으로 영향력지수가 높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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