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유도로 다 이뤘지만 강훈련 "안 될 때까지 해봤던 선수로 남고 싶다"
[용인=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그랜드슬램(아시아선수권ㆍ아시안게임ㆍ세계선수권ㆍ올림픽 우승)과 아시안게임 2연속 우승. 유도 -81㎏급의 김재범(30ㆍ한국마사회)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룬 유일한 한국 선수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매트에 땀을 쏟는다. 23년째 도복을 벗지 않고 있다.
용인대에서 15일 진행된 조지아 선수들과의 합동훈련에서는 5분 경기만 쉬지 않고 열 번을 했다. 빠른 발과 손놀림으로 상대선수의 다양한 공격을 저지하면서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는 체급에 연연하지 않았다. -100kg급의 알렉산드르 잘리시빌리(22ㆍ조지아)와 힘을 겨루다 함께 매트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상대선수의 도복깃을 놓지 않는 집념을 보였다.
김재범은 "너무 힘들어 빨리 지고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도 이를 악물고 매트 위를 구른다. 그는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재범은 "'박수칠 때 떠나라'지만 목표를 이뤘다고 해서 유도까지 끝나지는 않는다"며 "그동안 해온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 마지막에 비참해지더라도 안 될 때까지 해봤던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그 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조 감독은 김재범에게 자율권을 부여했다. 그는 "스스로 훈련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선수"라며 "이미 많은 걸 이뤄낸 만큼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재범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리는 내년까지를 선수인생의 보너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한 승부욕을 드러낸다. "그동안 남들보다 10초 정도 힘을 더 쓰려고 10개월을 굴러왔잖아요. 그게 이기는 방법이라서 또 그렇게 할 거예요. 저보다 훈련을 덜한 선수들에게 메달을 내주고 싶진 않아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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