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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셋집 못넣겠소"…절박한 인천이 외쳤다

최종수정 2015.04.08 11:22 기사입력 2015.04.08 11:22

재개발 때 임대주택 의무비율 없애기로
건설사·조합선 환영…시민사회선 경악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오는 5월29일부터 조합설립 승인을 받는 인천의 재개발 사업에서는 임대주택을 짓지 않아도 된다. 장기간 정체된 재개발 사업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인천시의 고강도 지원책인 셈이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학계에선 '인천시가 임대주택ㆍ서민주거정책을 포기했다' '되레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대주택 부담 없애 도시환경 정비 촉진= 인천시는 민간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 의무 비율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지금은 새로 짓는 물량의 17%를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도록 하고 있다. 임대주택 건설 의무비율을 0∼15%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하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시행령에 따른 조치다. 인천시는 이번 결정이 침체에 빠진 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어느 도시보다 무계획적으로 들어선 집들이 많아 도시경관이 열악한 수준인데 임대주택 의무비율로 인해 비용부담이 커지며 곳곳에서 사업이 좌초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임대 분을 일반분양으로 돌리면 수익이 증가할 수 있어 재개발 사업이 촉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사와 조합 등은 당장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임대주택 짓는 비용은 다른 일반분양 주택과 같은데도 값싼 표준건축비 수준으로 공공에 넘겨야 한다"면서 "17%나 되는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지 않으면 그만큼 사업성에 도움이 되고 임대와 분양 입주민 간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성 개선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인천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인천의 도시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공급 과잉 탓"이라며 "재개발 구역이 입지가 열악한 구도심에 대부분 몰려있어 송도나 청라 등에 밀리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성을 약간 개선해 준다고 해서 재개발이 촉진되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서울 등 다른 지자체 확산되기는 힘들 듯= 인천시의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폐지 결정이 확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서울시는 현행 6%대인 임대주택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1%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최경주 서울시 주택건축과장은 "임대주택 의무비율 하향이나 폐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임대주택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행 재개발 의무비율인 20%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 결정은 서민주거복지 정책과 관련한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공공에서 임대주택 건설을 꾸준히 해 온 만큼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의무 폐지가 서민주거복지 정책 포기가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시의 임대주택은 48개 단지 5만1886가구다. 이 중 민간주택은 사원 임대아파트 2개 단지를 포함해 3개 단지 1209가구에 불과하다. 재개발로 임대주택을 공급하지 않아도 영향이 거의 미미하다는 것이다.

인천시 주거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주택건설 경기가 살아나면 건설의무 비율을 다시 조정할 수 있다"며 "또 구역에 따라 세입자나 기존 주민의 임대주택 입주 수요를 검토해서 정비계획 수립 시 5%까지 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의 입장과 달리 시민단체는 임대주택 건설의무 폐지는 '임대주택 정책 포기'로 보고 있다. 김송원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으니 규제완화 차원에서 비율을 낮출 수는 있겠지만 0%라는 것은 임대주택 공급정책을 포기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가 기존 공공주도의 임대주택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하지만 인천의 공공 임대주택 비율은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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