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광주'가 변했다…표심의 향배는 어디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관악을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여론조사 1위 돌풍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불리하지 않다"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서울의 광주(光州)'라 불렸던 서울 관악을이 심상치 않다. 애초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승리가 점쳐졌던 지역이지만 국민모임 후보로 정동영 전 의원이 선거전에 가세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대결구도로 정리되면서 야권의 승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눈여겨 볼 대목은 여당 후보의 돌풍이다. 관악구 난곡동에 위치한 남강중학교에서 만난 이시영(50)씨는 지지후보를 묻자 "예전엔 김희철(옛 민주통합당)을 뽑았지만 이번엔 오신환을 뽑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조건 야당이라고 뽑아줬기 때문에 (관악을이) 안 되는 것"이라며 "젊고, 뭔가를 좀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오 예비후보의 선전은 관악을 지역 곳곳에서 관측됐다. 오 예비후보는 이 지역 선거에만도 네 번 출마하며 지지층을 다진 덕에 인지도도 상당하다. 신사시장에서 만난 이금희(42)씨는 자신이 호남 출신이고 14년 동안 이 지역에 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애 아빠도 그렇고 지인들도 오 예비후보가 당선될 거 같다고 말한다"며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 후보의 선전 뒤에는 지금까지의 야당 일편단심에 대한 후회도 크게 작용했다. 지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다른 선택도 이제 해봄직하다는 것이다. 관악구 신림3동에서 25년 동안 거주한 손왕일(58)씨는 “이번엔 바꿔야 하지 않겠나”며 “20여년간 야당을 뽑아줬어도 별 거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관악을 텃밭으로 보는 야당은 오 예비후보의 돌풍에도 아직 여유가 있다고 답한다.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 관계자는 “현재 오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는 (과거 선거) 최종결과와 거의 비슷해 더 이상 결집할 표가 없다”고 표의 확장성을 부정했다. 그는 “관악을은 기본적으로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라며 선거 자체가 불리하지는 않다고 판세를 예상했다.
지금까지 관악을 지역의 야당 강세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지난 27년 동안 해당 지역구에선 새누리당 후보를 의원으로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다. 택시기사 박종주(50대)씨는 “(여론조사에서 여당 표가 많이 나올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그렇지 않다”며 ‘관악을=야당 텃밭’임을 강조했다.
젊은 주민이 이 지역에 많아졌단 점도 야당이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이 지역은 최근 원룸촌이 확산되면서 10∼40대의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됐다. 세대 투표 성향을 보이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관악의 야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단순히 호남 출신이 많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역 주민에게 정태호 예비후보가 낯설다는 반응도 있다. 40대 중반의 여성은 “정태호 예비후보는 여기 많이 알려진 게 아니라 조금 생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가 승기의 깃발을 잡을지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판세이기에 여야 지도부는 주말 관악을 분주히 찾았다. 온종일 빗방울이 내렸다 그쳤다 하는 궂은 날씨임에도 여야의 지도부 및 중진의원들이 직접 관악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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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5일 오 예비후보의 오전 일정을 함께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관악 신사시장을 찾아 오 예비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새정치연합에선 문재인 대표가 직접 나섰다. 벌써 두 번째 관악 방문이다. 이날 문 대표는 서원동 성당에서 정동영 예비후보와 어색한 조우를 하기도 했다. 마주친 두 사람은 “반갑습니다”고 인사를 건내면서도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정동영 예비후보의 지지세 확산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직은 오신환 예비후보와 정태호 예비후보에게 밀린다는 평이지만 지지세가 빠르게 늘고 있다. 권태의(57)씨는 “될 사람이 돼야 하는데, 그래도 인물 중에선 정동영이 날 거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과거 ‘노인 폄훼’ 발언 등은 정동영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손씨는 “노인들은 (그 발언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 관계자 역시 이번 선거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야권 표가 결국 정동영을 선택하리라는 믿음이다. 이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동교동계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지만, 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점점 확산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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