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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벽을 넘어라…M&A로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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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거래액 900조원…기업 '야성적 충동'의 귀환

新성장동력, 글로벌 M&A
아태지역 거래액 사상최고
건수는 줄고 액수는 늘어…대형화·국제화 추세
美 기업도 强달러 업고 강세
덩치 아닌 미래사업 발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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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달 국유 화학업체 중국화공(中國化工·켐차이나)이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872년에 설립된 피렐리는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회사다. 이는 화학을 넘어 자동차 업계에까지 화제가 됐다.

#지난 2월에는 중국 푸싱(復星) 그룹이 프랑스의 대형 리조트 운영 그룹인 클럽메드를 사들였다. 클럽메드는 1950년 지중해 휴양으로 사업을 시작한 유명 리조트 그룹이다.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중국 대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 식탐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은 수십년이 걸려도 얻기 힘든 서구기업의 브랜드를 인수합병(M&A)으로 확보했다. 7% 성장 목표달성이 어려울 정도로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M&A가 성장의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활발한 해외기업 사냥은 올해 글로벌 M&A 시장의 중요한 흐름중 하나다.

최근 세계 M&A 시장의 특징은 ▲신성장동력 찾기 ▲대형화·국제화 ▲미국·중국의 부상으로 요약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 1·4분기 세계 M&A 거래액은 8110억달러(약 898조3447억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1%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위축됐던 기업들의 '야성적 충동'이 돌아왔다는 해석이 나올만 하다.

과거에는 몸집 불리기와 사업간 시너지 강화가 기업 인수의 주목적이었다면 최근 기업 사냥은 미래 수익사업 발굴과 잠재적 성장성 확보에 방점이 찍힌다. 구글·알리바바·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사물인터넷·클라우드·스트리밍 등 신생 분야의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들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당장의 매출이나 실적 보다는 장기적인 포석인 셈이다.
올해 M&A 거래액은 늘었지만 건수는 줄었다. 1~3월에 성사된 거래는 8926건으로 1년 전의 9402건에서 감소했다. 거래가 줄고 금액이 늘었다는 것은 '빅딜'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최근 메가딜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업종이다. 헬스케어 부문의 M&A 규모는 1분기에 952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70% 급증했다. 특히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묻지마 식' 몸값 올리기가 잇따르고 있다. 미래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서는 특허와 신기술을 확보 해야 하는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 제약업체 애브비는 백혈병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파머시클릭스를 지난달 210억달러에 인수해 파란을 일으켰다. 애브비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합을 벌였던 존슨앤드존슨(J&J)의 제시 가격보다 20%나 많은 금액을 써내 파머시클릭스를 품에 안았다. 과열이라는 우려도 애브비의 강력한 신성장동력 장착 욕구를 가릴 수 없었다. 유가 하락 탓에 몸값이 내린 에너지 분야는 향후 적극적인 합종연횡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1순위로 꼽힌다.

지역별 변화도 감지된다. 중국의 선전에 힘입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의 1~3월 M&A 액수는 전년동기 대비 63% 급증한 194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보유한 청쿵그룹의 허치슨왐포아 잔여지분 인수건(454억달러)을 제외하더라도 아시아 지역의 M&A는 27%나 늘었다. 리카싱 회장은 영국 이동통신사 O2도 154억달러에 인수했다.

경기회복을 등에 업은 미국 기업들의 M&A 역시 활발하다. 미국의 1분기 M&A 거래액은 3990억달러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전 세계 M&A의 절반이 미국 기업들의 몫인 셈이다. 강달러로 해외 피인수 기업들의 몸값이 싸진 것도 미국 기업들에게는 호재다.

반면 유럽 M&A 시장은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1분기 거래액은 4% 줄어든 1681억달러에 머물렀다. 영국·독일 증시가 올해 들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장기침체에 익숙해진 유럽 업체들은 여전히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도 부담이다.

투자은행 JP모건의 로히트 채터지 아시아·태평양 M&A 대표는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해외 기업 인수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국내 저성장을 탈피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고자 하는 의도"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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