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 전통, 한국적 美"…오채묵향 송영방 展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소박한 자연주의적 풍격(風格)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한국화가 우현(牛玄) 송영방 화백(79).
그를 조명하는 전시가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중이다. '오채묵향五彩墨香 송영방'을 제목으로 한 이번 전시는 지난해부터 한국현대미술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한국화부문' 두 번째 장이다.
송 화백은 동양예술정신에 기반을 두고, 전통적인 문인화가의 심상으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끊임없이 이어 온 작가로 평가 받는다. 이번 전시는 문인화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는 오늘날,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작가의 행보와 화업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1960~70년대 그가 제작한 실험성 짙은 추상화 계열의 작품을 비롯, 실경산수(實景山水)와 작가가 독자적 양식으로 발전시킨 반추상의 산수화 그리고 문인(文人)의 정취가 배어나는 사군자(四君子)와 화조, 인물, 동물화 등이 대규모로 출품됐다. 다양한 드로잉 자료를 함께 소개해 작품세계의 원천과 작가의 투철한 예술적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송 화백은 1960년대 초반 ‘묵림회(墨林會)’에 참여하면서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고, 이어 ‘한국화회(韓國畵會)’에서 전통을 존중하면서 재기(才氣)있는 필묵의 구사로 신선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1970년대까지 몰두했던 수묵(水墨)을 통한 추상적 실험기법의 작품들은 당시 한국화 분야의 실험적 추상화 경향을 보여 준다. 화면 전체가 점과 선의 혼합으로 구성된 전면화의 특징을 보인다.
우리의 산천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실경산수화는 조선시대 유행했던 화풍이다. 송 화백은 이러한 산수화의 전통 화법을 토대로 1970년대부터 금강산, 설악산, 북한산 등지의 사생(寫生)을 통해 한국 산천을 새롭게 해석하고 조형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사실적 표현보다는 마음속에 떠오르는 자연에 대한 감흥을 실경에 의탁한 표현, 즉 흉중구학(胸中丘壑)에 의한 그의 실경산수는 맑은 먹빛과 간결한 필치의 담백한 화풍(畵風)을 형성했다. 실경산수와 대조적으로 산수의 구체적 묘사를 생략하고 내재한 이념을 형상화한 산수화 양식으로는 1980년대 집중적으로 제작한 '산과 물과 구름', '춤추는 산과 물' 시리즈의 작품이 있다.
산수화 외에 인물, 화조화, 동물화 등에서는 문인화의 정신세계가 잘 나타나 있다. 매화, 대나무 등의 사군자와 화조화는 은은한 묵향(墨香)과 문기(文氣) 어린 감흥이 배어난다. 대상의 요체의 정확한 파악과 능숙한 필선에 의한 뛰어난 인물묘사 뿐 아니라, 각종 동물의 조형적 특징을 예리하게 표현한 동물화는 해학적이고 정감 넘치며, 우리 민족의 소박한 기질과 한국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아빠, 이제 전화하지 마세요"…Z세대 5명 중 3명 ...
그의 작품들은 국내 뿐 아니라 대영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 세카이 미술관 등 해외 유수 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오는 6월 28일까지. 02-2188-60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