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포화에 해외로 간 유통업체, 성장 '딜레마'(종합)
저성장 기조 접어든 유통업체, 국내 시장 포화
해외 진출 불가피, 계속되는 적자에 딜레마…"시간이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국내 경제성장률 둔화와 민간소비 위축으로 저성장기에 진입한 유통업체들이 '출구전략'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공략이 쉽지 않아 딜레마에 봉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과 화장품 등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울만한 것이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1일 HMC투자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부분 오프라인 유통업태는 이미 다출점화에 따라 포화단계 진입해 있다. 이를 극복하고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불가피한 선택으로 잇달아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중 신세계가 지난 1997년에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고, 그 뒤를 이어 롯데쇼핑이 2007년에 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차이나)에 집중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진출이 시작됐다.
홈쇼핑 업체들도 지난 2003년 CJ오쇼핑이 중국 상하이 진출로 해외시장 개척이 시작됐다. 이후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엔에스쇼핑 등이 잇따라 해외사업을 시작해왔다.
하지만, 유통업체의 글로벌화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마트와 롯데쇼핑이다. 이마트는 중국 진출 이후 초기에는 적극적인 사업확대 전략을 세우고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이마트보다 늦게 시작한 롯데쇼핑은 규모 면에서는 더욱 크게 추진했지만 현재 중국시장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적자를 보이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효율적인 수익모델 확립에 성공한다면 향후 수년 후에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때까지 투자자들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향후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시장으로 유통업체들이 계속해서 진출해나갈 것인데 고민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반면 홈쇼핑업체들은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과는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 않고 매장을 확대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치 않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시장에서 지난 20여 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HMC증권은 설명했다. 실제 오프라인업체들은 체인화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며,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흑자전환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이마트와 롯데쇼핑에서 경험한 바 있듯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모델을 최적화하지 않는다면 적자상태를 벗어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사업은 오너와 경영층의 막강한 자금력, 중장기 안목, 배짱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중에는 CJ오쇼핑이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홈쇼핑 업체 중 해외사업에서 제일 먼저 성공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 전역에서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그들의 기업가치를 제고시켜 나갈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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