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세탁기화해'…3년전 되풀이 vs 반면교사 '주목'
3년전 정부에 등떠밀려 억지 화해, 경쟁력 약화 우려에 CEO들 통큰 결단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전자업계의 숙적 삼성과 LG가 대화합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OLED 기술 유출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정부의 중재로 디스플레이 관련 사장이 만나 화해를 한 이후 두번째다.
다만 당시 화해는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이 정부의 요구에 등 떠밀려 하는 바람에 갈등의 불을 진화하는 미봉책 정도에 그쳤다.
결국 세탁기 사건으로 양사간의 갈등이 다시 대두됐고, 그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가 커지면서 이번에 최고경영자들이 통 큰 결단을 내리게 됐다.
양사는 대신 '2015년 세계 가전 전부문 1위'를 향한 선의의 경쟁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4개사는 상호 진행중인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또 양사의 고소로 진행중인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탄원서 등을 제출하고 관계 당국에 선처를 요청키로 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독일에서 벌어진 세탁기 파손 사건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과 관련한 2건의 소송, 시스템에어컨 국책과제 선정과 관련한 소송 5건을 진행중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5건의 소송이 빠른 시일내에 종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양사 디스플레이 부문 사장은 지난 2012년 OLED 기술 유출사건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 화해를 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당시 서로 상대방에게 특허무효, 가처분 소송을 벌이며 맞섰다. 당시 OLED 시장은 초기였던 만큼 두 회사의 이같은 법적 소송이 일본, 중국 등의 후발주자에게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다 못한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가 나서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오찬 회동을 주선했고 실무협상단이 나서며 두 회사는 극적으로 화해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중재한데다 디스플레이 부문에 한정되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결국 지난해 9월 독일 IFA 전시회를 앞두고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등이 삼성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갈등이 다시 촉발됐다.
삼성전자 측이 고소해 검찰이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 3명을 기소했고, LG전자 측도 삼성을 상대로 맞고소를 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혐의에 대해 맞고소해 2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시스템 에어컨 효율화 국책과제 선정과 관련해 LG전자 측을 고소한 사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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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최고경영자가 이번에 화해를 택한 것은 안방싸움 때문에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안방 싸움을 벌이는 동안 디스플레이 시장서는 중국이 성큼 쫓아왔고 세탁기 등 가전 시장서는 여전히 프리미엄 제품군은 유럽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 LG가 각자 경영 목표로 삼은 '2015년 세계 가전 시장 전 부문 1위'라는 목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택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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