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민대타협기구 기구가 남긴 숙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난해 12월29일부터 3월28일까지 국회에서는 새로운 실험이 진행됐었다. 정치권과 이해당사자가 국회의 입법 논의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이를 운영해 온 것이다. 바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개혁의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와 공무원단체 뿐 아니라 시민단체와 학계, 정치권이 모두 참여해 공무원연금개혁안 도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해당사자간 의견충돌로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80일간의 논의과정을 완주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물론 대타협기구는 당초 이루려고 했던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안 도출이라는 목표는 기한 내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27일 전체회의에서는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결과보고'를 합의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연금개혁안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합의된 내용을 살펴보면 공무원연금개혁과 공적연금개혁에 대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의견이 일정부분 수렴된 것을 알 수 있다. 공무원연금개혁의 방향으로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 '공적연금제도간 형평성', '공무원노후소득보장의 적정성' 을 원칙으로 받아들였다. 아울러 대타협기구는 공적연금기능강화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의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립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해 재직자와 신규공무원, 수급자는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최종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구체적 개혁안은 실무기구를 둬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일 합의안을 반드시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국회의 실험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아직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타협기구가 난항 속에서도 난파되지 않고 일정한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은 의미 있게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
차후에 이와 같은 제도가 운영될 때 제도적 보완대책과 운영과정상의 보완 조치는 필요한 부분이다.
대타협기구는 초기에 국회에 설치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와 서로 영역이 걸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타협기구는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논의한다면 특위는 입법권을 가진 의원들이 연금 문제에 대한 법률안을 만드는 기구로 분화되어 있었는데, 투트랙으로 운영되다보니 상호 불신의 벽이 쌓였다.
가령 협상 초기인 지난 1월21일 특위가 열린 뒤, 다음날 열린 대타협기구에서는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의 일부 발언을 두고서 공무원단체에서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공무원단체는 "강 의원이 새누리당 법안이라도 연금특위에서 논의하자는 전언을 듣고 우리 공무원공동투쟁본부 대표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입법권이 없는 국민대타협기구에서는 개혁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실제 입법은 특위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보니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었다. 양측은 서로의 회의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
대타협기구의 구체적 목표와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필요한 문제다. 공무원단체는 참여를 결정하면서 ‘공무원 연금 외에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전제는 이후 회의 과정에서 두리뭉실 넘어갔고 이후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분란의 소지가 됐다. 일단 대타협기구를 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기구에 참여하는 기구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이 제대로 안 담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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