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포스코그룹이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인수·합병(M&A)한 기업들이 30여개에 달하며 이들 기업 대부분이 2~3년 내 재매각되거나 다른 계열사에 합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을 인수했다 손실이 커지자 다른 계열사에 흡수시키거나 다시 청산하는 '비효율적 경영'이 자행된 셈이다.


2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정 전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 2008년 말 35개였던 포스코 계열사는 2012년 71개까지 증가했으나 2013년 말 다시 46개로 줄어들었다. 정 전 회장은 2008년 12월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발령난 지 3개월 만인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선임돼 2014년 3월까지 재임했다.

이 기간 대규모 M&A로 계열사 수가 2배 가까이 급증했으나 불과 1, 2년 새 실적 부진이나 업무 중복 등의 이유로 계열사 수가 또 다시 줄어 든 것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 안팎에서는 M&A 이후 사라진 계열사 상당수가 정권 실세 등의 외압에 따라 특혜를 주고 인수한 부실 덩어리 기업들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 전 회장 시절 포스코의 대표적 부실인수 기업으로 꼽히는 성진지오텍 사례가 이를 대변한다. 포스코는 2010년 6월 1592억원을 들여 석유화학 플랜트 및 오일샌드 모듈 제작업체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했으나 당시 성진지오텍의 부채비율은 1613%에 달했다.

인수 이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포스코는 결국 성진지오텍을 제철소 정비를 담당하는 알짜회사였던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다. 하지만 부실기업을 인수한 포스코플랜텍마저 부실 덩어리로 전락했다. 성진지오텍과 함께 포스코에 편입됐던 볼트 및 너트 제조업체 유영금속도 2011년 10월 경영위임 관계가 해소되면서 계열사에서 제외됐고 산업단지 조성개발업체인 안정지구사업단도 지난해 2월 처분됐다.


지난 2010년 6월 94억 원을 주고 사들인 광산업체 나인디지트 역시 2년 6개월 만인 2013년 1월 포스코엠텍 사업부로 흡수합병됐다. 나인디지트도 포스코로 넘어갈 당시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할 정도로 부실한 기업이어서 인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광산업체인 리코금속도 2011년 8월 자본잠식 상태에서 포스코로 인수됐지만 역시 2013년 1월 포스코엠텍으로 흡수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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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을 들여 설립했으나 매각이나 청산으로 사라진 계열사도 적지 않다. 광산개발업체인 엠씨엠코리아는 2012년 8월 설립됐으나 1년도 안 돼 매각됐고, 2011년 10월 경영권을 확보한 골프장운영업체 송도국제스포츠클럽 역시 2012년 12월 처분됐다. 2009년 10월 계열사가 된 교육지원서비스업체인 포엠아이컨설팅도 2012년 8월 흡수합병됐다.


이처럼 정 회장 재임 기간인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5년간 계열사끼리 합병이나 청산·매각 작업으로 포스코 계열사 수는 35개에서 71개까지 늘었다가 또 다시 46개로 줄어 들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업을)M&A를 하다보면 불필요한 사업 부문이나 계열사들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다른 계열사에 합병시키거나 분리해 청산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라고 해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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