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타이틀에 30억 쓴 KT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17일 KT는 백령도에서 '기가 아일랜드' 선포식을 개최했다. KT는 백령도에 기가급 인터넷을 놓아주고 첨단 헬스케어와 CCTV 서비스를 구축해주었다. '기가 아일랜드'라는 멋진 이름도 붙였다.
백령도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스마트 섬'으로 탈바꿈시키는데 들어간 비용은 30억원. 백령도 수비를 맡고 있는 해병대에는 2억원 상당의 '기가버스'도 증정했다.
군인을 포함한 백령도 주민 1만명의 이동통신사 비율을 보면 SK텔레콤 60%, KT 30%, LG유플러스 10% 순이다. 백령도 주민 모두 KT로 옮겨도 30억원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전혀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이곳에 수십억원을 쏟아부은 이유에 대해 KT는 "'국민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 가량 달려야 닿을 수 있다. 한국보다 북한이 더 가깝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가슴 아픈 곳이기도 하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종종 뉴스에 나오는 섬이 바로 백령도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백령도를 '서해 최북단 섬'이라고 부른다. KT가 임자도에 이어 2번째 기가아일랜드로 백령도를 낙점한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백령도는 KT가 '국민기업'임을 강조하기에 최적의 섬이다.
KT는 2002년 민영화하기 전까지 국민기업이었다. KT(옛 한국통신)의 전신은 체신청이다. 지금도 어르신들은 전화요금을 '전화세'로 부른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 지분이 절반에 육박하는 순수 민간기업이다. 민간기업인 KT가 '국민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 건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기업 슬로건은 국민들이 통신 3사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이유야 어찌됐던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자 하는 KT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KT가 스스로 '국민기업'으로 정의한다고 해서, 또 노력한다고 해서 국민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라는 호칭은 국민들이 스스럼없이 불러야만 가능하다. '국민 여동생', '국민 가수', '국민 타자' 반열에 KT가 과연 오를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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