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선거'라더니…조합장 14% 내사·수사 대상
'돈 선거' 부패우려 현실로, 전국적 재선거 가능성…검찰, 9월 공소시효 만료까지 비상근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3월11일 처음으로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매수한 조합원을 경운기로 나르는 ‘경운기 선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2월3일 대검찰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혼탁·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검찰총장의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다.
12일 검찰·경찰에 따르면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불법행위를 단속한 결과, 929명을 검거했고 13명을 구속했으며,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1326명 중 13.6%에 달하는 181명이 내사 또는 수사 대상이다. 3명은 이미 구속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전국적으로 무더기 ‘재선거’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수사기관의 통계는 잠정 집계로서, 진행 상황에 따라 대상자 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는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80%라는 높은 투표율로 마무리됐다. 선거구에 따라서는 수십명의 우호 조합원을 확보하면 당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불법·탈법 선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수사당국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적발된 유형 가운데 금품·향응 제공이 519명(56%)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사전 선거운동이 207명(22%), 허위사실공표 111명(12%), 불법 선거개입 19명(2%) 순이었다.
대검찰청은 이번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공소시효 만료일인 9월11일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라고 일선 검찰에 지시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철저한 수사로 ‘깨끗한 선거’ 정착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대검은 당선무효 범죄의 경우 선거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모든 수사가 종결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수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검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의사를 왜곡해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품선거, 흑색선전, 조합 임직원들의 선거개입 등 주요 3대 범죄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력을 집중해 선거판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