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6ㆍ25 전쟁 당시 100여 명의 전쟁고아를 구한 딘 헤스 미 공군 예비역 대령이 3일(현지시간) 숙환으로 별세했다.
공군은 4일 “딘 헤스 미 공군 예비역 대령은 향년 98세로 거주지인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6ㆍ25 전쟁 당시 고인의 전용기인 F-51D 무스탕 18번기에는 그의 좌우명(By Faith, I Fly)을 한글로 번역한 '신념의 조인'(信念의 鳥人)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고, 이는 한국 공군 조종사의 기상을 상징하게 됐다. 특히 그는 1950년 말 중공군이 서울로 물밀듯이 내려오자 미 공군 군목 러셀 블레이스델 중령과 함께 15대의 C-47 수송기를 동원해 1천여 명의 전쟁고아들을 제주도로 무사히 피신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후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1956년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세 아들을 두었으나 한국 고아 소녀 한 명을 입양했고, 이후에도 20여년 동안 6ㆍ25 전쟁고아들을 지원했다.
한국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무공훈장과 소파상 등을 수여했다. 그는 1956년 '전송가(Battle Hymn)'라는 제목으로 6ㆍ25 전쟁 수기를 출간했고,그의 사연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 록 허드슨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6ㆍ25 전쟁 60주년인 2010년 그의 책은 '신념의 조인'이라는 제목의 한글 번역본으로 국내에서 재출간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제일 마지막 차례의 어린이가 C-47 수송기 안으로 걸어 들어가 문이 닫히는 순간 내가 느꼈던 그 지극한 감사와 안도감은 내 평생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6ㆍ25 전쟁 당시 고아들을 구출했을 때를 회고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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