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인수전 소송전 번질까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금호고속의 매각가 5000억원 안팎으로 정해짐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어떤 식으로 우선매수권한을 행사할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3일 금호고속의 지분 100%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에 가격과 조건 등이 담긴 매각 제안서를 금호산업에 발송했다.
IBK펀드 측이 제시한 가격은 5000억원에서 100만~200만원 가량이 많거나 적은 가가격 수준으로 알려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악화로 지난 2012년 100% 지분 매각 당시 3300억원에 매각했으나 3년여 만에 1000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IBK펀드 측은 금호고속 매각을 위해 경쟁입찰에 들어갔으나 매수자는 나오지 않자, 자체적인 가격 산정을 통해 금호산업에 매각 제안서를 보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같은 내용의 매각 제안서가 보내지기 전부터, 시장을 통해 5000억원 상당이 매각가로 정해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IBK-케이스톤 PEF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공개매각 절차를 방해해 경쟁입찰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터무니없는 가격에 재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BK펀드 측도 이같은 금호아시아나의 분위기에 따라 매각 제안서를 보내기 전 법률적 검토까지 받고 금호산업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당초 금호산업은 2012년 IBK펀드에 금호고속 지분을 넘기면서 펀드의 후순위 출자 지분 30%를 1500억 원에 취득했다. 여기에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한도 포함됐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지난 2013년 출자 지분 30%를 금호터미널에 넘겼다. 우선매수권한도 함께 금호터미널로 넘어갔다. 금호터미널은 올 들어 우선매수권한을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으로 다시 넘겼다.
IBK펀드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 계약은 금호산업과 체결했지만 우선매수권한에 대한 협상은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각 제안서를 보낼 수신처를 정하기가 난감해진 셈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측이 공문을 받지 못해 우선매수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할 경우 IBK펀드 해체 예정일인 오는 6월까지 매각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 소송전을 펼칠 경우 금호산업 인수 후 금호고속 인수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금호산업은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에서 2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는 등 연내 M&A 작업을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인수한 뒤 금호고속의 매각작업이 이뤄진다면, 박 회장은 채권단의 영향력 없이 금호고속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 융통이 쉬워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이 한 주도 없는 우리사주 조합에 협상권을 넘기는 것 자체가 해석이 어려운 행위"라며 "향후 시간을 벌기 위한 소송전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공문은 접수했으며 가격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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