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전 Fed 의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린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터키와 러시아에서 각광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1979~1989년 Fed 의장이었던 볼커는 백악관의 반대에도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다. 경제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극약 처방이었다.
결국 볼커 전 의장이 취임하기 전 14.8%에 달했던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3%대로 내려갔다. 이후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가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침체를 맞는 더블딥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볼커 전 의장의 고금리 정책은 1990년대 미국의 호황을 이끈 초석으로 평가 받고 있다.
터키와 러시아에서 볼커 전 의장이 새삼 주목 받는 것은 이들 국가의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터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24%로 9%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4%대를 기록한 2011년 초반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앙은행의 인플레 목표치인 5%도 웃돈다.
터키에서 물가는 고공 비행 중이고 터키 리라화 가치는 마냥 떨어지고 있다. 이에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4.5%에서 10%로 급격히 올렸다. 이후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요구에 맞춰 계속 금리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속도가 더디다"며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터키 중앙은행의 에르뎀 바스키 총재는 정부의 요구가 무리라고 항변한다. 그는 "혹독한 비용에도 볼커 전 의장의 긴축정책이 인플레 및 인플레 기대치를 낮췄다"면서 "물가를 목표치 안에서 관리해야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인플레 문제는 터키보다 심각하다. 러시아는 지난해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로 인상했다. 서방의 제재로 경제침체가 가중되는 가운데서도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5%로 전월 상승률(11.4%)과 시장 예상치(13.3%)를 모두 웃돌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5%로 2%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그러나 여전히 긴축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많은 사람이 볼커 전 의장을 존경한다"면서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물가 목표를 달성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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