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창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인터뷰…"시설물도 사람처럼 생애주기별 정밀검진 해야합니다"

-설계·시공·해체까지 통합시스템 구축…노인·청소년시설 4000곳 선제적 조사
-예방 전담 건설안전본부 등 2곳 신설

장기창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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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사람도 수시로 정밀한 검진을 받아야 오래살 수 있듯이 건물도 전문화되고, 제대로 된 점검을 받아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어요."


지난해 유례없이 건축물 붕괴사고가 잦아 인명피해가 많았던 것을 상기시키자 장기창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사진)은 이렇게 강조했다. 시설물 안전진단을 뛰어 넘어 시설물 전체 생애주기에 대한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제도를 만들고, 민간 시설물도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 리모델링부터 해체까지 안전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도처에 들어선 시설물들은 압축 경제성장 시기인 1970년대부터 집중 건설됐다. 준공 50년에 육박할 정도로 급속하게 고령화되는 이들 사회기반시설물들의 상태는 100%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대상 시설물 중 30년 이상 시설물의 비중은 9.6%다. 2024년이 되면 31.5%로 급증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국토교통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안전뿐 아니라 시설물의 성능까지도 효율적으로 유지ㆍ관리하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시설물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했다. 결국 이 사업의 첨병 역할은 공단이 맡게 된다.

장 이사장은 "최근에 안타까운 희생자를 낸 사고가 많았다"며 "예방을 잘하면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티가 안 나지만 결과적으로 사고가 나지 않아야 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설물 특별법 대상 시설물 1ㆍ2종 중에는 20년 동안 거의 사고 안 났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사고가 많이 났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각지대 시설물을 신경쓰고 관리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2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반을 편성해 다음 달 말까지 소규모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펼친다. 안전점검 대상은 옹벽이나 절토사면, 사회복지시설, 전통시장과 같은 소규모 취약시설 중 해빙기에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전국 539곳이다.


정기적으로 소규모 취약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점검 활동을 하는데 해마다 이맘때면 겨우내 얼었던 지반이 녹기 시작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발생하는 시설물 붕괴 등의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근래에 유난히 대형 시설물 안전사고가 많았다. 딱 1년 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돼 대학생 등 10명이 죽고, 100명이 넘게 다쳤다. 정상적인 자재로 지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고양터미널 화재사고,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사고 등 시설안전 불감증의 대가는 혹독했다. 지난주에는 서울 사당동 체육관 붕괴사고가 발생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시설물 재난사고는 대부분 인명 피해 규모가 크고 대형사고로 이어져 크나 큰 상처를 준다.


성수대교가 붕괴된 지 21년 됐다. 공단 출범은 올해 스무해째다. 공단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 발생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만들어졌다. 준정부기관으로 터널이나 댐, 하천, 상하수도와 같은 국가 주요 대형시설물의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돌이켜보니 시설물 사고가 굉장히 많았다. 제2롯데월드는 안전문제로 일년 내내 시끄러웠는데.
▲올해부터 도심지에서 싱크홀 위험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한 선제적 조사를 벌여나갈 것이다. '지반탐사반'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영한다. 지반탐사반을 설치해 운영하는 건 지반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내실 있고 신뢰받는 진단을 통해 객관적 결과를 제시하겠다.


또 노인복지시설이나 청소년ㆍ어린이시설 등 소규모 취약시설 4000곳 정도를 꼽아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이다. 지난해엔 1700개 정도 했는데 두 배 이상 늘렸다.


사람들이 평소엔 관심 안 갖다가도 사고가 나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거리가 늘었다.
▲시설물 사고 현장에 직원들이 가서 직접 점검을 한다. 용역이나 하청을 따로 두지 않는다. 박사ㆍ기술사급 전문인력들이 터널, 지하 가릴 것 없이 직접 들어간다.


지난주엔 직원들과 함께 성수대교 교각아래 난간을 타며 육안점검을 했다. 난간설치가 안 된 곳은 특장차를 이용해 다 돌았다. 댐 경사면은 멀리서 망원경으로 하지만 직접 가서 봐야하니까 자일을 타고 내려가거나 보트를 타고 간다. 수중은 직접 할 수 없어서 수중전문가를 동원해서 간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본부를 2개 더 늘렸다. 인원도 지난해보다 40명 이상 늘어난다. 공단 창사이래 최대 규모다. 상ㆍ하반기 나눠서 채용할 예정이다.


-안전하다고 판명된 건물, 시설물에 대한 관리나 사후점검도 중요할텐데.
▲ 관리, 사후점검 체계를 더 강화해 안전진단에 대한 업무 연속성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가 낙찰로 인한 부실점검에 대해서도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해 원천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점검과 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관리주체에 대한 유지관리 실태 점검과 순회교육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안전점검이나 사고예방 외에도 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공단은 주로 교량, 터널, 댐, 하천, 항만, 상하수도 등 국가 주요 시설물의 정밀안전진단, 유지관리기술 선진화를 위한 연구개발, 관련기술자 양성교육, 시설물 유지관리이력 정보체계 구축, 생활기반시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소규모 취약시설 안전점검 운영과 국도상 특수교에 대한 통합유지관리 업무를 한다. 공동주택 하자심사ㆍ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을 운영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조정 역할도 수행한다. 사회적 비용 절감과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집단신청 사건(1개의 단지에서 다수의 사건을 신청) 900여건을 포함한 총 2108건을 수행했다.


공단은 늘어나는 업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지난해 기관의 조직을 3본부에서 5본부로 확대ㆍ개편했다. 그러면서 생긴 게 녹색건축본부와 건설안전본부다. 신설된 녹색건축본부에는 그린리모델링실, 녹색건축실, 탄소저감실 등이 속해 있다. 여기에서는 건축물의 에너지ㆍ자원 절약, 오염물질 배출감소, 쾌적성,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평가해 건축물의 환경성능을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녹색건축 인증사업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사업, 에너지 절약계획서 검토 등의 업무를 한다.


또 건설단계의 안전 확보까지 업무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건설안전본부를 만들었다. 건설안전실, 건축안전실, 건설평가실과 2개의 사무국(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무국, 건축분쟁전문위원회사무국)을 둬 건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사고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업무 등을 하고 있다.

#장기창 이사장은…건설기술안전분야 요직 두루 거친 전문가


대구 출신으로 기술고시 1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 주택도시국, 월드컵조직위원회 파견, 기술안전국, 건축문화선진화기획단,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 등 관련 업무를 두루 거치면서 건설기술에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분당ㆍ일산 등 5개 신도시 건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건축, 월드컵 10개 경기장 건설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의 건설을 담당했다. 2013년 11월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1년 넘게 조직을 이끌어 오면서 공단의 궁극적인 목표인 '안전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진단사업의 기본을 지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장 이사장이 취임 후 추진해 온 역점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은 시설물 이력과 기술정보에 대한 상호공유다. 공단은 관련 정보를 대폭 공개해 기술력 보급화에 나서고 있다. 민간과의 협력진단을 통해 민간의 기술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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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건설에만 과도하게 치중해 상대적으로 시설관리에 소홀해 왔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본업을 살려 사회취약시설, 소규모 시설물 등은 무료로 안전진단을 해주고 있다.


▲1955년 경남 창녕 ▲한양대 건축학과, 프랑스 파리12대학 도시계획학 석사, 경일대대학원 건축공학 박사 ▲2010년 국토교통부(옛 국토해양부) 원주국토관리청장 ▲2013년 서울북부고속도로 대표이사 ▲2013년 11월~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겸 사회부장
정리=김민진 기자 enter@
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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