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선박 수주했는데도…현대중공업은 '침묵'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현대중공업이 새해 신규 선박 수주 계약에도 불구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로 회사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수주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새해 들어 신규 선박의 수주 계약을 해놓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 강행에 따른 대립적인 노사 관계와 저가 수주 논란 등 불편한 외부 시선 때문에 수주 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공식적인 수주 소식 발표가 단 한 건도 없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현대중공업은 유조선시장에서 4억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은 중동 선사인 AMPTC로부터 15만8000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수주와 함께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을 체결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수주 금액도 총 1억3000만달러(1500억원)에 달한다.
수에즈막스 유조선시장에서 AMPTC 외에도 알파탱커스&프라이터스, 리바노스그룹 산하의 선엔터프라이즈 등의 선사들과 수주협상을 진행 중인데 수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시장에서는 존 프레드릭센을 비롯해 알미탱커스, 윌버 로스 등의 선주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이 이미 계약을 체결한 AMPTC를 포함해 최대 12척에 달하는 수주건이 모두 확정될 경우 총 계약금액은 20억달러(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수주 계약 사실을 외부에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사 측이 1500명에 달하는 직원을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서 막대한 수주 실적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부담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회사 경영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할 경우 그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세계 조선시장이 장기 불황인 가운데 글로벌 조선 1위인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한두 척의 수주 계약을 알리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비공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이 수주건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인 자료를 내는 경우가 적은 편"이라며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지난달 수주 건이 선사의 요청으로 비공개에 체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수주 실적이 없지만 몇 건의 계약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수주 계약이 될 때 마다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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