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석 원장 "주가 2000 못넘는 이유는 개발국가 패러다임 때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주가가 2000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개발국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1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투자산업의 정체 이유로 정부와 당국이 시장과 산업을 관리하고 선도하는 개발국가 패러다임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율은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 3년간 박스권에 갇혀 2000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거시경제는 발전을 하지만 시장이 정체돼 있는 것은 개발국가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개발국가 패러다임으로 도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양적 한계치에 도달했으며 이제는 포괄주의적 규제체제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원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후 소비자 보호가 대두되면서 패러다임의 진전이 없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 철학이 혼미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시원 핵심 과제로 자본시장의 금융 혁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투자산업에 맞는 규제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신 원장은 "지난해 말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발행잔액은 81조원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인 73조원을 능가했다"며 "시장이 커지자 투자자 보호·발행회사 건전성 이슈가 바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은행에 대한 규제 감독 철학이 증권사를 포함한 자본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문제"라며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의 논리는 자유로운 진입과 활발한 퇴출이 적용돼야 하는데 규제 감독의 목적이 다른 산업에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산업의 국제화도 주요한 미래 먹거리 이슈로 꼽았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의 해외 증권투자규모는 2000년 55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원화 기준으로 200조원으로 급증했다"며 "해외투자 급증기간에 국내 금융투자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은 국내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대부분 외국 금융회사의 중개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화 진전 없이는 금융투자산업의 미래도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기반이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신 원장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활발한 경쟁 유도와 세제의 형평성이 기본"이라면서 "금융시장과 상품에 대한 과세 체계가 전체적으로 정비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예로 파생상품 과세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016년부터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가 이뤄질 예정인데 이 방안은 당초 기대한 세수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신 원장은 "보험은 10년 이상 장기 가입시 면세가 되지만 주식·펀드의 장기투자는 면세 혜택이 없다"면서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공정 경쟁 기반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본시장연구원의 역할은 사회가 공유하는 지적 자본을 만드는 것"이라며 "어려운 시장과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질문을 받기 전에 어젠다를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조직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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