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위해 기업 잡는 각국 정부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주요국 정부가 성장둔화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쌓아놓은 현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말 기준 전 세계 1200대 비금융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3조5000억달러(약 3825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의 1조8000억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가별로 미국 기업들의 이 중 절반(46%)을 차지했다. 이어서 일본(13%), 프랑스(7%), 영국(6%), 독일(5%) 순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됐지만 경기둔화 우려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다양한 통화완화 정책들과 함께 기업들이 현금을 쓰도록 독려해 투자·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에 2016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2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기업들의 국외 보유 현금에 대해 14%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역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기업들의 유보금을 활용해 투자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최근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본국투자법(Homeland Investment Act)을 만들어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송환 이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는 혜택을 부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 대신 배당금만 늘렸다.
FT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들이 돈을 쌓아놓을 경우 과세하는 정책을 도입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현금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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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기업 쥐어짜기를 통한 경기부양에는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독일 만하임 대학교의 클레멘스 퓌스트 경제학 교수는 "과도한 규제 완화 등 미래 기업활동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것과 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세금제도만 더 복잡하게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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