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금융자회사 매각시기 찾고 있다"
홍기택 회장, 서두르기보다 가치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KDB대우증권 등 금융자회사를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매각하겠다고 밝혀 그 시기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홍기택 산은 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KDB대우증권을 포함한 금융자회사 매각은 시장여건이 우선 만들어져야 시기를 논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이 같이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중 구체적인 일정을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산은은 대우증권을 비롯해 KDB생명,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인프라자산운용 등 총 5개의 금융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이 중 공공성이 강한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제외하고 나머지를 통합 산은 출범 후 순차적으로 매각하기로 했었다.
현재 산은은 당국과 구체적인 매각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중에는 매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매각 규모가 가장 큰 대우증권이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우증권 매각은 현대증권 매각 향방과 매수 희망자 여부가 주요 변수다. 산은은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대우증권 매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현대그룹 경영정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현대증권 매각은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본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산은은 이르면 이번주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 중에는 매각 절차를 종료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매각은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된 후에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금융자회사 중 가장 큰 매물인 만큼 인수 희망자들을 가늠하고 있다. 인수 희망자가 없는 상태서 무작정 뛰어들진 않겠다는 심산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현재 KB, 신한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대증권처럼 매각이 개시되면 재무적 투자자(FI)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기업이 인수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현대증권은 규모가 크지 않아 오릭스가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현대증권과 달리 대우증권은 워낙 덩치가 커서 인수하려는 외국 기업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이 무산됐던 KDB생명은 당장 매각을 서두르기 보다 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택했다. KDB생명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벨류유한회사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펀드 만료기한을 2년 연장했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을 대우증권에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 얘기도 흘러나왔지만 시너지나 소유구조 등의 문제로 산은 측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은 산은의 100% 자회사인 반면 KDB생명은 산은과 국민연금, 코리안리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산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다만 KDB자산운용은 매수 희망자와 산은의 협상이 성사될 경우 대우증권과의 패키지 매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DB캐피탈은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이 의무적으로 대부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 캐피탈 매각시장에 나서고 있어 매각이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 회장은 "시장여건과 자본시장 상황 등 여러 여건을 따져 패키지와 개별 매각 여부를 고민하겠다"며 "순조롭게 매각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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