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바닥없는 유가 하락에 움츠려든 글로벌 경제에 이번엔 구리 가격 폭락이 덮쳤다. 원유에 이어 구리 가격의 급락은 결국 올해 지구촌 경제가 성장둔화에 시달릴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14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몸살을 앓았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300포인트가 넘게 떨어지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전날에 비해 186.59포인트(1.06%) 떨어진 1만7427.09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0.48% 하락한 4639.32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역시 0.58% 내린 2011.27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무려 2.36%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역시 각각 1.53%, 1.23% 씩 떨어졌다.


올해들어 글로벌 증시의 부진은 날개없이 추락하는 유가 탓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그 악역을 구리와 산업용 금속들이 이어 받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5.5%나 오르며 배럴당 48.48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물 구리 가격은 5.2%나 떨어지며 파운드당 2.5055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09년 7월이후 최저가격이고, 올해들어서만 11.3%나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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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웬만한 공산품에는 다 들어가는 원자재다. 따라서 원유 이상으로 경제 흐름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실제로 이날 구리 가격 폭락은 앞서 세계은행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4%에서 3.0%로 낮춘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구리 소비량 세계 1위인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이로인한 구리 가격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세로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산업재용 구리 공급량은 총수요보다 39만t 초과할 것이란 전망도 이미 발표됐다.
린 그룹의 이라 엡스타인 중개인은 “구리의 매도공세는 그만큼 글로벌 경제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글로벌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흐름은 다른 주요 산업용 금속으로 확산중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최근 11개월 최저가를 기록했고, 납의 선물 가격도 2년 6개월사이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


이는 다시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영업실적 우려와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유가 급락이 에너지 관련주들이 동반하락과 금융시장으로 파급됐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유럽증시에서 다국적 광물 업체 글렌코어 엑스트라타는 9.39%나 하락했고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도 5.79%나 떨어졌다. 미국증시에서도 세계최대 구리및 금광개발 회사인 프리로트 맥로란의 주가는 10.93%나 떨어지며 주가에 부담을 줬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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