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안정된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주 원인…패자 철광석·원유, 승자 니켈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원자재 시장의 승자와 패자는 수요가 아닌 공급이 결정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과잉공급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분야를 중심으로 가격 급락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철광석 생산은 지난해에만 12% 늘었다. 반면 수요는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년간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BHP빌리턴, 포테스큐 메탈스 그룹, 리오틴토 등 호주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린 것이 과잉공급을 초래한 원인이다.
당분간 철광석 가격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JP모건의 프레이저 재미슨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3억4100만t의 철광석이 더 생산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수요가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원자재 시장 최고의 승자는 니켈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값은 지난 5월 2년 만에 최고치인 2만1625달러를 찍었다. 인도네시아가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 니켈 값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아연(6.3%)과 알루미늄(5.8%) 가격도 많이 올랐다. 호주의 아연 광산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급 불안이 심화됐다.
내년 세계 원자재 수요가 점차 늘겠지만 과거와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특히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의 수요 정체가 큰 영향을 미친다.
소시에떼제네랄의 푸 펭지앙 아시아 원자재 거래 이사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렀던 과거와 달리 최근 원자재 시장의 수급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이에 따라 작은 공급 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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