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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섞어 과학'…숫자 < 어떻게

최종수정 2020.02.04 17:54 기사입력 2014.1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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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활용 재난대응과 농업혁신, 숫자만 있고 실행계획은 부족

▲청와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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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70%.
8000개.
5조700억원.

16일 청와대 영빈관.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과학기술인 160여명이 모였다. 제16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이하 자문회의)가 개최됐다. 오늘 자문회의는 '과학기술기반의 재난안전과 농업혁신 추진전력 보고회'라는 색다른 이름이 붙었다. 과학기술을 재난안전과 농업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보고회에서 정부는 재해예측 정확도를 현재의 50%에서 2017년까지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2017년까지 농업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마트팜을 8000 농가에 보급한다. 스마트팜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5조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재해예측 정확도를 70%로 높이기 위해 정부는 과학기술을 활용한 효과적 재난대응에 주목했다. 지능형 폐쇄회로TV(CCTV)가 도입된다. 교량, 터널 등 국가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따라 실시간 센서 계측을 통해 안전을 사전에 모니터링하는 안전진단센서가 설치된다. 재난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복구 단계에서는 첨단 장비인 재난용 무인기, 재난안전 로봇, 개인방호 스마트 장비 등 기존에 연구 수준에서 보유한 첨단 구난장비를 재난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연구개발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해 재난안전산업의 기술경쟁력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팜의 과학기술을 통한 농업분야 혁신 방안도 마련됐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농축수산업에 스마트 솔루션을 접목해 동식물 생육 특성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말한다. 2017년까지 8000 농가에 한국형 스마트팜이 보급된다. 핵심기술을 국산화해 한국형 보급 모델을 확산하고 이를 통해 농업환경에 최적화된 기술 고도화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밭농업에 소형·저가 농기계가 투입된다. 현재 우리나라 밭농사 기계화율은 55.7%로 벼농사 기계화율 94.1%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 농축산 부산물을 바이오매스와 화학물질 등 새로운 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원천기술개발에 집중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건설하는 한편 농업 벤처를 확산하고 개별부처 중심 농업 연구개발(R&D)을 개방형·융합연구 체계로 바꿀 계획이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숫자는 70%, 8000개, 5조700억원 등이다. 재난예측 정확도를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자문회의의 보고 내용이다. 자문회의의 한 관계자는 "지능형 CCTV와 재난 감시 안전진단센서 등 관련 장비가 구축되면 70% 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0%라는 숫자를 강조했는데 정작 구체적 근거를 물어보면 '만약~~한다면'이라는 가정법으로 답하는 꼴이다. 또 재난 현장에 무인기, 재난안전 로봇, 개인방호 스마트 장비 등을 빠른 시기에 현장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언제,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지 실행계획은 빠져 있다.

농가에 스마트팜 8000개를 구축하겠다는 부분도 구체적 로드맵은 없다. 관련 예산이 확보 돼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사업이다. 미래부는 스마트팜과 관련된 기술제품을 출연연과 산하기관에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하는 지원 부서이다. 2017년까지 8000개의 스마트팜을 구축하는데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지, 이를 위해 3년 동안 과학기술은 어떤 과정을 밟을 것인지 설명도 보이지 않는다.

농식품부가 이와 관련된 사업을 지금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그에 따라 어떤 방법으로 관련 과학기술 제품을 공급할 것인지 다뤄서야 했다. 농촌에는 여전히 노령인구가 많다. 나이든 분들이 스마트팜을 운영하기 위한 스마트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상세하게 언급하는 '귀여움(?)'쯤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정부는 스마트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5조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5조700억원'이 어떻게 도출됐는지 역시 구체적 근거는 없다. 일자리가 늘어난다든지, 관련 제품이 개발되면 민간업체의 투자가 이어진다든지, 수출을 통한 국익창출이 가능하다든지…근거는 없고 '숫자'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었다.

과학기술을 통한 재난대응과 농업혁신은 필요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을 결정하고 보고하는 자리에서 '숫자'만 강조된 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은 빠져 있다는 점이다. 실행계획을 묻는 자리에서 "그렇게 될 것이다"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럴 계획이다" 등의 추상적 답변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박근혜정부는 '숫자'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어떻게'라는 방법론을 내놓아야 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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