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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불평등 확산, 사회적 응집력·결속력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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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사진제공=서울시)

▲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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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을 찾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작가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5일 "불평등이 확산되며 사회적인 응집력과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함께서울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초청돼 본청 공무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정의, 시장 그리고 좋은 사회(Justice, Markets and the Good Society)'에 대해 강연하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박 시장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과 대담의 핵심은 '공동선(共同善· common good·개인을 포함한 공동체를 위한 선)'이었다. 샌델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시민들의 공동선 논의를 막고 있는 것이 '불평등'이라고 진단했다.

샌델 교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 불평등이 확산되며 사회적인 응집력과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계층 사이에 섞이는 기회가 사라지며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샌델 교수는 개개인에게 다양한 정체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내부에 좋은 품질을 편리하게 쓰고자 하는 소비자로서의 정체성도 있지만 지역주민으로서의 정체성과 빈·부격차 등을 걱정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정체성도 있다"며 "우리들의 정체성이 여러 가지 라는 토대 안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공공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관료조직에서 그같은 공동선 추구가 쉽지 않다는 박 시장의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샌델 교수는 "(공공선을 위해서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회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울) 시 정부가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가장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1835년 프랑스의 사회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그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미국 민주주의 성공 요인을 미국 시민들이 작은 지역사회에서부터 토론의 기술과 습관을 배웠다는 점으로 꼽았다"며 "시민들이 '공동선(共同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센델 교수는 또 박 시장이 추진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등록금 반값 정책의 좋은 점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혜택을 받는 학생들 외의 다른 학생들도 부유한 이들 뿐만 아니라 다른 계층도 할 수 있는 만큼 문화적 다양성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샌델 교수는 "박 시장의 도시 계획을 보면 마치 도시가 하나의 학교인 것 처럼 고려하는 듯 하다"며 "만약 이 도시에서 공공담론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서울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실험실, 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샌델 교수에게 시 행정에서 '정의' 철학을 녹여낸 19가지 정책을 담은 영문책자와 함께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마이클 샌델 교수의 서울시 특강은 공공행정과 정의의 연결고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에서는 앞으로도 '정의 행정' 실현을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공론화 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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