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더블유(W)자를 그리며 소폭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아 회복세가 미약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5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12월 업황전망BSI도 1포인트 오른 75를 나타냈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지난달보다 올랐지만 2003년 통계편제 이래 BSI가 꾸준히 80을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숫자는 아니다"면서 "이번 반등도 의미있게 방향성을 갖고 올랐다기 보다는 하락세가 멈춰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별로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BSI는 9월 72에서 10월 70으로 떨어졌다가 11월 다시 72로 올랐다. 내수기업(76→73→76)과 중소기업(71→67→71), 대기업(78→76→78)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박 팀장은 "세부적으로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3.5%에서 3.9%로 상향 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자동차 파업 종료, 환율 상승 등이 기업심리를 진정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와 난방 등이 포함돼 연말이 오면 개선되는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7로, 전월과 같았으나 12월 업황전망BSI는 3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은 응답률이 10월 25.5%에서 11월 26.0%로 높아졌다. 경쟁심화(15.3%→14.8%)도 응답률은 줄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4.1%→13.4%)은 응답률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경제심리지수(ESI)가 전반적인 심리상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데, 오르긴 했지만 순환변동치 기준으로 거의 보합수준을 나타냈다. 본격적인 심리회복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SI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점은 추가 금리 인하의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B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방향을 달리했다. 박 팀장은 "추세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CCSI와 동조화되기도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혼조세로 방향이 갈리거나 시차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형 연구원도 "기본적으로 조사의 대상이 달라 비동조화될 수 있다"면서 "BSI는 설비투자에 가깝고 CCSI는 소매판매나 가계지출 등 항목과 연동이 되기 때문인데 추세는 조금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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