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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파리 날리는 코넥스, 개인 진입장벽 너무 높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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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코넥스협회장 "고객예탁금 3억 제한 수위 낮춰야, 가장 큰 문제는 정보 비대칭"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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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종수 증권부장]"신부는 잘 골라왔는데 신랑을 못 구하고 있는 격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난 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은 코넥스시장의 현 주소를 묻는 질문에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는 혼사에 빗대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망한 중소기업을 열심히 유치해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자금 젖줄이 되어줄 수 있는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코넥스 시장은 외형이 분명 커졌다. 개설 당시 21개사, 시가총액 4689억원이었던 것이 지난 25일 현재 62개사, 시가총액 1조3443억원으로 3배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가야할 길이 멀다.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은 3만7000여주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의 하루 평균 거래량인 6만주의 62% 수준에 머물렀다. 종목당 하루 평균 거래량도 15주 정도로 주식시장이라고 말하기 초라한 상황이다.

◆"개미 접근 원천 차단…자양분이 없다"= 김군호 회장은 "코넥스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거래가 안되는 것인데 가장 큰 원인은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3억원으로 설정해 진입 자체를 어렵게 한 부분"이라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중소기업 성장 토대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시장인데 (코넥스 기업들이) 제대로 뛰어놀 수 있도록 디자인하지는 않고 오히려 개미들의 관심을 막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코넥스 활성화대책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남겼다. 김 회장은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한해서 개인예탁금을 1억원으로 줄여주는 조치를 취했는데 실효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개인 투자자의 기본 예탁금 기준을 당장 낮추지 못한다면 제한된 금액 기준 내에서는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선책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제기한 투자위험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코넥스 기업이 위험하기 때문에 제한을 두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코넥스 기업의 지분은 대부분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어 코스닥보다 더 위험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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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비대칭 문제 해결이 더 시급"= 코넥스 기업의 경우 자본금이 적은데다 공모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정보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김 회장은 이 부분을 주목하면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그는 "코넥스 기업의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을 면제받고 공시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데 투자의 기본 지침서를 내놓지 않게 하면서 돈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분기별로 재무제표를 제출하고 관련 공시를 할테니 투자제한을 풀어달라는 회원사의 요구가 많다"고 강조했다.

지정자문인 역할을 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도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지정자문인이 일정 자문료를 받고 있는데 일년에 한 번 정도는 기업 리포트를 작성해서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할 것"이라며 "정책당국에서도 지정자문인 선정 때 이런 부분을 보완해 기준을 강화하되 가입 가능 금융투자회사는 넓혀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1년에 2회 진행하는 합동 기업설명회(IR)의 경우 개인 투자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넥스 경제파급 효과에 주목하라"= 김 회장은 국내 산업구조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 코넥스 시장이 신 자본시장 동력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후장대형 산업 패러다임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며 "글로벌 경제시대를 맞아 이들 산업은 대부분 환율절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소프트웨어, 의료장비, 바이오 등 지식기반 혁신형 산업을 지향하는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인큐베이팅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IMF외환위기와 IT 버블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며 "당시 겪었던 쓰라린 기억으로 대기업 선호현상이 더 강해졌는데 롤 메이커 역할을 하는 정부도 부작용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심화돼 신시장을 여는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장 중소기업의 고용 유발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코넥스 시장에 등록된 에프앤가이드의 경우 7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회장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대표이사로 오는 2016년 코스닥 이전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코넥스 상장 2년이 넘으면 지정자문인의 추천을 받아 이전상장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며 "2016년에 이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코넥스 시장에 등록된 국내 대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출범한 협회는 회장 1명과 부회장 9명으로 구성됐으며 회장을 맡고 있는 업체가 코스닥으로 이전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간다. 초대 회장이었던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가 코스닥 시장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김 회장도 자연스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김 회장은 서울 충암고와 홍익대를 졸업한 뒤 1986년 고려증권에 입사하면서 금융투자업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고려경제연구소 연구원, 고려투자자문 운용역,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을 거치며 금융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워나가던 중 2000년 삼성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e삼성'의 계열사로 설립된 에프앤가이드에 조인했다.

김 회장은 e삼성이 해체되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시장정보 분석능력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회사를 운영해왔고, 2005년 첫 흑자달성이라는 결실을 일궈냈다. 현재 증권사ㆍ은행ㆍ보험사ㆍ자산운용사 등에 금융정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약 750개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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