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야당, 별다른 입장변화없이 '내 뜻대로' 고집할 경우 혼란 가중
朴대통령, 전날 국무회의서 개헌론 등 미리 선 긋고 나설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기로 함에 따라 이번 회동이 연말 정국의 향배를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해 개헌, 연금개혁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장이 양측의 이견만 확인하고 끝난다면 지금보다 심각한 정국 파행도 우려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지는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도 같은 내용의 당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법안과 한ㆍ호주, 한ㆍ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연내 처리를 촉구하고, 정부조직법과 세월호특별법 등도 조속히 결론내줄 것을 요청할 전망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등 공공부문 개혁에 속도를 내달라는 이야기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동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이 나온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을 보좌한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공식회동은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만이다.
여러 경제법안이나 서민증세법안, 세월호특별법 등에 대해선 여야 간 이견이 여전하며,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협상안이 제시되지 않고 일방적 요구사항만 전달되고 만다면 회동은 평행선만 긋다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세월호특별법 하나로 집중돼 있던 정국 파행의 전선이 개헌부터 공무원연금 등으로 넓게 벌어진 상황이라 타협의 여지는 훨씬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이렇게 되면 양측은 '대화에 나섰다'는 정치적 명분만 쌓은 채 연말 정국은 극도의 파행으로 치달을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시정연설이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는 의미를 강조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민 대변인은 "국회에서의 연설은 국회 존중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로, 국회와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국회를 존중하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연속 시정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시정연설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 때가 처음이며,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국회에서 연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18대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모두 임기 중 1번에 그쳤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9대 국회 시정연설에서 "매년 직접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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