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심아영(29.여)씨는 이번 여름 휴가에 대비해 가장 먼저 '셀카봉'을 장만했다. 우연히 본 TVN의 배낭여행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사진을 찍고 싶을 때면 '셀카봉'을 꺼내들고 "김치!"를 외쳤다. 평소 혼자만의 배낭여행을 즐기는 심씨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곧장 근처 팬시점으로 달려가 '셀카봉'과 리모콘을 구매했다. 휴대폰을 들고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 봐도 셀카로는 여행지의 느낌을 살릴 수 없어 아쉬움이 많았던 터였다. 심씨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각도와 포즈로 촬영하니 평소보다 마음에 드는 여행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필요 없다는 게 가장 맘에 든다"고 말했다.
7일 오픈마켓 옥션에 의뢰해 지난 7~9월 셀카봉 판매 추이를 집계한 결과 매월 판매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셀카봉 판매량은 전월보다 95% 증가했고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한 8월에는 전월대비 225% 급증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 9월에도 셀카봉 판매량은 계속 증가해 지난 8월보다 20% 증가했다.
다만 셀카봉이 대중화되면서 가격대는 예전보다 떨어졌다. 셀카봉만 구입할 경우 지난 7월 1만~1만5000원이었던 가격대는 현재는 5000~7000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사진을 쉽게 찍도록 도와주는 리모컨도 과거 2만원대에서 최근 1만원대까지 하락했다. 리모컨은 스마트폰 기기 내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연결한 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선 리모컨(6900원~)과 이어폰을 꽂는 곳에 리모컨을 꽂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유선 리모컨(2500원~)이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세트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셀카봉을 3000원에 특가 판매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셀카봉 만을 구입하려는 고객에게는 4000원에 판매했다. 일단 1차 물량으로 4만개를 준비했지만 하루만에 이 수량이 모두 동이 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롯데리아는 2차 셀카봉 물량이 입고되면 오는 9일부터 다시 사은품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셀카봉 판매량 중 버거세트 구매고객과 셀카봉 단품 구매고객 비중은 9대1로 덕분에 햄버거도 많이 팔렸다"며 "롯데리아는 주 방문층이 젊은 세대인데 이들은 SNS 활용도가 높아 셀카가 필수라는 점을 고려해 셀카봉 판매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아연 옥션 휴대폰팀 팀장은 "셀카봉의 경우 연예인들이 예능프그램에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설치 후 다양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여름휴가나 연휴가 지나고도 셀카봉의 인기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은 2030대 젊은이들 외에 4050대 중년들이 여행지에서 셀카봉을 사용하는 등 전 연령층에서 제품구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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