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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사공 많은 KB호, 좌초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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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물러난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KB의 신임 회장 선출 작업을 놓고 말들이 많다. 조직이 뿌리채 흔들릴 만큼 큰 내홍을 겪었음에도 과거 KB금융의 최고경영자를 선출했던 때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벌써부터 일부 후보들이 KB금융 회장 선출에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권력자'들에 줄을 대면서 물밑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이번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까지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국민은행 노조를 바라보는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 곱지 않다.
불법대출과 주전산기 교체 논란 등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대내외적인 신뢰가 추락한 조직을 추스리고 경영정상화를 돕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할 판에 노조가 '정치'에 관심을 더 쏟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장을 선출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있음에도 노조가 신임 회장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압박을 가하고 있다.

노조측은 최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에게 '외부 낙하산 반대, 내부 인사 선임' 서명운동에 참여한 1만1287명의 서명지를 전달했다. 회추위가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또 노조위원장은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외부 출신 인사들에 직접 자필 편지까지 보내면서 KB의 미래와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해 차기 회장직은 내부 출신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지를 표명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KB금융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외부 출신 인사들 중에는 후보에 선정되는 것을 고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능력과 덕망을 갖춘 외부 출신 인사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급기야 국민은행의 또 다른 노조는 제1 노조인 국민은행지부가 회장 선출 과정에 개입하는 모습을 비난하는 성명서까지 내놓았다. KB금융에 가장 필요한 조직 안정과 통합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노조들 간에도 분란이 생긴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회장을 선출하는 일은 회추위에 맡겨야 한다. 조직 외부의 여러 권력자들이 회장 선출을 놓고 회추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까지 나서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그동안 회추위의 사외이사들이 보여줬던 모습들을 보면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믿고 맡겨야 한다. 사외이사들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다짐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회추위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노조가 옆에서 도와줘야 KB금융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훌륭한 회장이 선임될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노조와 사외이사들이 서로의 역할에 맞는 일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KB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는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말고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를 북돋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또 사외이사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진정으로 KB금융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수장을 뽑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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