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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행장 겸임 요구, 내부목소리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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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임원들 "비은행부문 성장 위해 지주사 꼭 필요" 한목소리
회장·행장 겸임에는 "은행 중심 경영 우려"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KB사태를 계기로 금융지주 무용론이 연일 불거지고 있지만 KB사태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KB금융 임원들은 금융지주사 체제가 여전히 필요하며 은행장과 회장의 겸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은행이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비은행 계열 비중이 빠르게 확대돼 사실상 은행과 비은행 겸영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인터뷰한 KB금융 계열사 사장들과 KB국민은행 부행장들은 "앞으로의 금융을 위해 금융지주사 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B금융 계열사 A사장은 "현재는 은행이 지주를 떠받치고 있지만 미래에는 보험, 증권, 부동산, 자산운용 등에서 점유율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은행 분야의 성장을 위해서 지주사 체제 유지는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비은행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지주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주장이다.

다른 계열사 B사장도 "일각에서 지주사의 설립목적인 금융의 겸업화, 국제화에 실패했다고 지적하지만 지난 2008년 지주사를 설립한 지 이제 막 6년이 지났을 뿐"이라며 "저축은행, 캐피탈, 손해보험 등 외형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가는 때에 지주사가 무용지물이라고 하는 것은 섣부른 소리"라고 일갈했다.
이들은 또 은행장의 지주 회장 겸임에도 한 목소리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은행장이 회장을 겸임할 경우 계열사 간 경쟁체제가 무너지고 LIG손보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챙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KB 계열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판매채널을 제공받는 구조인데 행장이 욕심을 낸다면 계열사를 다 죽여도 은행은 얼마든지 살릴 수 있다. 은행과 독립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사장은 "지주 회장은 미개척분야를 키워나가는 역할이 있는데 은행까지 신경 쓰게 되면 다른 비은행 분야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KB국민은행의 D 부행장은 "KB는 앞으로 LIG손보 인수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데 행장이 다 컨트롤하기는 규모 및 범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KB의 고질병인 최고경영자 간 반목을 해결할 방법으로 이들은 회장에게 대표이사 선임권한을 쥐어주고 대신 계열사의 독립 경영을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도 제도적으로는 회장이 사외이사 2명과 함께 계열사 대표이사를 뽑도록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계속돼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E사장은 "현재도 대표이사 선임 권한이 회장에게 있지만 명목상 그럴 뿐 말 못할 일이 많다"며 대표이사 선임 때마다 외부의 압박이 계속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은행장의 임명권을 확실히 회장에게 위임해주고 회장은 은행의 인사와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G사장도 "회장이 은행 IT본부장 교체 등 임원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독립 경영을 방해하는 것"이라면서 "회장의 줄을 타고 온 인사들이 계열사에 포진하면 대표이사들의 권한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차기 회장과 행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국민은행의 한 부행장은 “조직은 사람이 이끄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KB를 주인의식을 갖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양보하고 소통했으면 사태가 이렇게 결론나진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계열사 모 사장도 “은행의 역할이 큰 만큼 회장은 은행장을 그에 걸맞게 대우해주고 은행장은 상급자인 회장을 예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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