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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습격]소리와 음악과 잡음(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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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날, 괴로운 날, 혹은 기쁜 날, 비오는 밤, 햇살좋은 아침.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고양되고 진정되고 부드러워지고 뜻밖의 생기가 생겨난다. 왜 그럴까. 음악 속에 무슨 힘이 있는 것일까.

혹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음악을 듣는 편안함이나 즐거움은 외국에서 모국어를 듣는 기쁨이나 안정감과 같은 것이라고... 즉 음악은 자연의 복잡하고 다양한 소리들 중에서 인간의 귀가 분간하고 그 미감을 느낄 수 있는 층위의 대표소리들을 골라내서 인간적으로 재정리해놓은 것이라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세상의 소리(우린 이걸 대개 잡음이라고도 부르지만 모든 자연적인 소리는 사실 잡음이다)를 모두 분별하느라 지친 귀는, 포맷된 인간의 소리인 음악이 듣던 중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것들에 대해 명료한 소리감정을 내놓을 수 있도록 두뇌에게 전달하기도 쉽다.

도레미파솔이나 궁상각치우로 되어 있는 음계는 자연음을 인간 귀의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소리의 순치'이며, 그것이 반복되고 축적되면서 인간의 귀에 익숙한 모국어같은 언어가 되었다 할 만하다. 음악이 인간을 고양시키거나 진정시키는 힘은, 거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엉뚱해 보이지만, 흥미롭고 꽤 설득력이 있는 얘기가 아닌가.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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