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의 발명'전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과학 철학자 장하석 교수의 저서 '온도계의 발명'에서 영감을 받아 절대 진리의 수호자라는 전통적인 과학의 역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장하석 교수의 연구 방법론을 미술전시에 적용한 것이다. 장교수의 책은 ‘온도란 무엇인가’, ‘온도를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가’ 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물이 끓는 온도가 100도라는 일반 상식을 뒤집으며, 언뜻 보기에는 당연한 질문 같지만 고정될 수 없는 것을 고정하는 온도 측정 개념의 역설을 강조한다. 전시에는 현대 서양문명에서 유지돼 온 지식의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노경민, 니콜라스 갱스터러, 길초실, 김수희, 이승준, 남화연, 오혜린, 박주연, 루시 파벨 등 9명의 현대 미술작가의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장하석 케임브리지대학교 석좌교수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양자물리학의 측정과 비통일성'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후(post-doctor) 과정을 밟았다. 1995년 28세의 나이로 런던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후 2005년 영국과학사학회에서 뛰어난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이반 슬레이드상’을 수상했다. 2006년 이른바 ‘과학철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러커토시상’(Lakatos Award, 지난 6년간 영어로 저술된 최고의 과학저작물에 수여하는 상)을 받으며 일약 세계적 과학철학자로 명성을 알렸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