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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등 강판' 장수, 동남아에서도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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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히든챔피언]<57>정형욱 정금강업 대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 규모도 이제 고급 강판을 사용할 만큼 커진 상태입니다. 동남아 지역 삼각무역을 통해 내수 경기 침체를 이겨내겠습니다."

정형욱 정금강업 대표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삼각무역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금강업은 국내 1위의 강판 유통업체다. 강판은 금속으로 만든 판으로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건축자재, 가구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재료로 사용된다. 현대하이스코ㆍ포스코 등 대형 철강 업체들이 철이나 금속을 녹여 컬러강판, 아연도금강판, 알루미늄도금강판 등을 제조하면, 정금공업은 이를 국내 중소ㆍ중견기업에 유통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강판은 산업 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특히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비율이 40%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축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강판 유통업체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1위 업체인 정금강업도 4년 째 매출이 하락세다. 핵심 계열사인 정금강업과 나머지 두 개 계열사의 매출은 2011년 82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2년과 지난해는 75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정 대표는 "불황이라 수요가 4년째 줄고 있는데, 매출이 줄어드는 반면 판매되는 강판 톤(t) 수는 늘었다"며 "강판의 단가가 3년 전에 비해 30%~40%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고심 끝에 해외 진출을 생각하게 된 이유다. 그는 "국내업체가 생산한 컬러강판이나 중국 업체에서 수입한 강판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 판매하는 삼각무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매출은 연간 50억원 정도지만, 국내 강판의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회사를 창업했다. 12년간 다니던 철강 대기업을 나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정 대표는 "일반적으로 철 강판 유통은 '돈 없이는 못 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강판 영업을 12년간 하다 보니 유통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며 "인맥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었고, 어떻게 하면 신뢰를 쌓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를 잡고 한 달에 100~200톤씩 유통하며 조금씩 매출을 늘려가는 방식을 택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신용은 차곡차곡 쌓였다. 한 지점장은 만난 지 한 달만에 3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1년만에 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신용보증기금에서 신용대출 3억원을 받는 데 성공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정 대표는 업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손해도 감수한다고 털어놨다. 철강업체들의 실험 과정에서 나온 불량품을 사다 대신 팔아주는가 하면, 협력업체의 라인이 멈출 위기라는 말을 듣고 5~10%의 마진을 포기해가며 강판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렇게 쌓은 신뢰는 위기가 와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신조다.

그는 정부가 함량미달 저가 강판이 유통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저가 제품이 유통업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중국산 저가 강판이 원산지 표시도 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와 우리 건축현장으로 가고 있다"며 "일부 양심 없는 국내 업체들도 수익성을 이유로 도금을 제대로 하지 않고 함량미달의 강판을 제조하고 있어 질서 확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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