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문스님 "삼성서 되찾은 사리가 늘어났다?" 의혹 제기
불교중앙박물관에 전시 중인 현등사 사리 5과(왼쪽)와 2006년 삼성문화재단 현장검증 당시의 현등사 사리 2과(오른쪽). (사진=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제공)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불교계에서 '현등사 사리(舍利)' 숫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리는 도굴문화재로 판단돼 지난 2006년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현등사가 돌려받았던 것이다. 당시 반환된 사리의 수는 2과(科, 단위)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현등사 사리는 5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혜문스님(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사리 숫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 "당시 2과를 돌려받았다면 2과만을 전시하는 것이 맞다"며 "5과의 사리가 전시돼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리(舍利)는 산스크리트어 'sarira, 육체'를 한자어로 표현한 말로 불교에선 부처나 성자의 유골로 '도의 결정체'를 의미한다.
문제의 '현등사 사리'는 현재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열반, 궁극의 행복’이란 사리장엄구 특별전에 전시 중이다. 이번에 최초로 일반 공개됐다.
이 사리는 삼성문화재단이 보관하고 있었으나 2005년 조계종이 삼성문화재단을 상대로 반환을 청구, 1년 반 동안 법정소송을 진행한 끝에 2006년 돌려받았다. 조계종 은 재단이 소장하고 있던 사리기에 새겨진 '운악산 현등사'라는 글귀를 근거로 도난당한 문화재라며 반환을 요구했다가 소송에서 패했다. 그러나 재단은 "본래 위치인 현등사에 영원히 봉안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사리 유물을 현등사에 돌려줘 화제가 됐었다.
혜문스님은 "현등사 사리구 반환소송 당시 직접 소송을 진행했고, 삼성미술관 리움에 재판부와 함께 현장검증을 나가기도 했다. 당시 삼성 측과 판사와 함께 현등사 사리가 2과임을 확인했었다. 이를 근거로 2006년 9월 2과의 사리를 돌려받았다"며 "현등사 사리 반환은 도난품의 거래불가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 중요한 사건이며, 2과를 돌려받았다면 2과만을 전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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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스님의 의혹제기에 대해 경기 가평에 위치한 현등사는 원래 있던 사리가 나눠져 숫자가 늘어난 것은 "과거부터 있었던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곳 주지 선우스님은 "삼성에서 사리 2과를 돌려받은 후 2008년 4월1일 그 사리들이 나눠져 5과가 됐다"며 "원래의 2과에서 3과가 추가로 생긴 것이다. 이를 '분신(分身·여러 개로 나뉨)사리'라고 한다. 신심의 증표다. 과거 문헌에도 이 같은 이적(異跡, 기이한 일)이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선우스님은 조선시대 때 세종의 명령을 받아 편찬된 '사리영응기(舍利靈應記)'를 내세워 "'세종이 경복궁 내 불당을 세워 낙성식을 개최할 때 불전에서 방광(放光)하고 사리탑 앞에서 사리 두 개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며 "세조 때도 양주 회암사에서 생긴 분신사리의 길조를 기념한다는 명분으로 탑골공원자리에 원각사를 지었던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혜문스님은 현등사의 설명에 대해 "'분과(分科, 사리가 나눠져 숫자가 늘어남)가 됐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불교계의 경사다. 그러나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등사 사리가 전시되고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현등사에서 보낸 사리들을 그대로 전시한 것일 뿐, 기획 취지 등에 대해서 박물관이 전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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