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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의 반란 성공할까…이스라엘 원유 수출에 중동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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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이라크 정부의 '눈엣 가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정부가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알짜 땅 키르쿠크를 점령한 데 이어 자체적으로 감행한 원유 수출에도 성공한 것이다. '쿠르드족의 반란'이 이라크 정부에게 수니파 반군의 공격보다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독자적 원유 판매 성공, 바그다드 반발=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최근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원유 100만배럴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1억달러(약 1018억원)가 넘는 '독립 자금'도 확보했다.
이라크 정부는 올해 들어 쿠르드족에게 지급되는 예산을 대폭 줄였다. 쿠르드족이 독자적인 원유 수출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되레 쿠르드족의 독자적인 원유 수출을 부추기는 역효과만 낳았다.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이달 초순 터키 정부와 향후 50년 동안 원유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쿠르드족은 중앙정부의 승인 없이 송유관으로 지중해에 면한 터키의 제이한 항구까지 원유를 보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제이한 항구에 원유를 쌓아놓긴 했지만 판매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유럽 석유업체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이라크 중앙정부의 반발로 수입이 성사되지 못했다. 이 원유의 판매가 이번에 성사된 것이다.
쿠르드산 원유를 사들인 국가는 이스라엘로 밝혀졌다. 포브스 등 외신들은 쿠르드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이스라엘 아슈켈론 항구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쿠르드산 원유가 이스라엘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제3국으로 재수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쿠르드 자치정부로부터 원유를 수입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라크와 중동 국가들에게는 충격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세계의 '공공의 적'이 된 이스라엘에게 독립국도 아닌 일개 자치정부가 원유를 수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쿠르드 자치정부는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서로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쿠르드산 원유 수입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쿠르드족 역시 "우리의 아군과 적은 바그다드가 아닌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쿠르드족 독립에 터키 역할 중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는 터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그동안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립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자국내 쿠르드족의 분리주의 운동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터키 정부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터키는 최근 쿠르드 자치정부의 수도 에르빌에 영사관을 설립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마수드 바르자니 대통령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

쿠르드산 원유의 이스라엘 수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터키였다. 터키는 쿠르드 자치정부로부터 원유를 받아 수출한 뒤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도 챙겼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양자간의 관계가 오랜 앙숙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변화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터키는 자국의 쿠르드족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쿠르드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을 통해 얻을 것은 얻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우려에도 아랑곳 안 해= 한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전날 에르빌을 깜짝 방문해 바르자니 대통령과 만나 이라크 중앙 정부에 대한 협조를 촉구했다. 하지만 바르자니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BBC 방송은 이라크 사태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시리아와 이란, 터키 등 주변국들이 국경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이라크군 담당 애널리스트였던 케네스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향후 쿠르드족의 분리주의 움직임이 매우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쿠르드족은 충분히 독립 국가를 구성할 자격이 있으며 미국 역시 이를 인정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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