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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장사꾼 김윤규 "창업, 무턱대고 덤벼든다면 뜯어말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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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7개 매장서 연매출 20억원…"직원합숙·밤샘회의, 탄탄한 시스템이자 문화"

청년장사꾼 김윤규 대표

청년장사꾼 김윤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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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저희가 잘 되는 모습을 보면서 외식 창업을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경험 없이 덤벼드는 건 말리고 싶어요. 몸소 부딪쳐 배운 후에 도전해도 늦지 않아요."

서울 내자동 금천교시장의 소문난 맛집 '감자집(옛 열정감자)'은 열댓 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맥주집이지만, 하루에 손님이 500~600명까지 몰린다. 야외석을 설치해도 여전히 저녁이 되면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선다. 19일 만난 김윤규 청년장사꾼 대표(27)는 한남동의 작은 카페로 시작해 열정감자에 이어 열정꼬치, 열정골뱅이로 아이템을 확장해가며 두달 전 7호점을 열었다. 이들 매장의 연매출은 총 20억원에 달한다.
20대의 젊은 나이, 창업 2년 만에 '일'을 낸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2012년 전세금 5000만원을 빼내 문을 연 1호점은 사실상 폐업 위기였다.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는 생각에 4000만원 더 빚을 내서 2호점 열정감자를 개업했고, 반응이 좋아 계속 매장을 낼 수 있었어요." 김 대표는 매장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공을 들였다. 우렁찬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 직원들의 서비스도 그의 아이디어다. "사실 7개 매장이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에요. 매장 간에 상호 보완을 해주는 형태라 리스크는 줄어들고 안정성이 커진 거죠."

2년 새 청년장사꾼의 정직원은 25명으로 늘었다. 그중 14명은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장 마감을 하고 새벽 3시께 숙소로 돌아와 회의를 마친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 회의는 그날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 고충 등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몰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과가 이젠 탄탄한 시스템이자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죠."

그는 '젊으니까 도전하라'는 식의 창업 권유는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샐러드 식당을 차리고 싶다며 사업제안서를 내민 젊은이들에게 단번에 "하지 말라"고 만류했단다. 김 대표는 "인터넷 검색만 하면 나오는 정보들로 채웠을 뿐 발로 뛴 노력의 흔적은 안 보였다"며 "'장사나 해볼까' 하는 안일한 마음을 버리고 2, 3년 정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노하우를 배우고 매장에서 실전 경험도 쌓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2주간의 교육을 마친 수료자는 70여명에 달한다. 수강생들은 수업료를 내지 않고 외려 매장에서 일을 하는 대가로 체험비를 받는다. "적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이 꿈을 향해 열심히 뛰는 저희를 보고 자극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죠."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서울 한남동 우사단길에서 마을주민, 아티스트들과 뭉쳐 일명 '이태원 계단장'으로 불리는 플리마켓도 열고 있다.

그는 홍익대 전자전기공학과 4학년을 휴학 중이다. 학업은 잠시 중단했지만 공부에 대한 뜻을 접은 건 아니다. "나중에 교육학이나 소비자심리학을 배우고 싶어요. 공부를 하다보면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이론으로 정립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우수사원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열린 식품박람회 참석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는 등 직원들에게도 공부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2월 결혼한 그는 미국 뉴욕으로 간 신혼여행에서도 현지 감자튀김 매장을 수차례 들르며 일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오는 27일부터 일주일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매장을 여는 등 새로운 도전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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