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7개 매장서 연매출 20억원…"직원합숙·밤샘회의, 탄탄한 시스템이자 문화"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저희가 잘 되는 모습을 보면서 외식 창업을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성공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경험 없이 덤벼드는 건 말리고 싶어요. 몸소 부딪쳐 배운 후에 도전해도 늦지 않아요."
서울 내자동 금천교시장의 소문난 맛집 '감자집(옛 열정감자)'은 열댓 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맥주집이지만, 하루에 손님이 500~600명까지 몰린다. 야외석을 설치해도 여전히 저녁이 되면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선다. 19일 만난 김윤규 청년장사꾼 대표(27)는 한남동의 작은 카페로 시작해 열정감자에 이어 열정꼬치, 열정골뱅이로 아이템을 확장해가며 두달 전 7호점을 열었다. 이들 매장의 연매출은 총 20억원에 달한다.
2년 새 청년장사꾼의 정직원은 25명으로 늘었다. 그중 14명은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장 마감을 하고 새벽 3시께 숙소로 돌아와 회의를 마친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 회의는 그날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 고충 등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몰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과가 이젠 탄탄한 시스템이자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죠."
그는 '젊으니까 도전하라'는 식의 창업 권유는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샐러드 식당을 차리고 싶다며 사업제안서를 내민 젊은이들에게 단번에 "하지 말라"고 만류했단다. 김 대표는 "인터넷 검색만 하면 나오는 정보들로 채웠을 뿐 발로 뛴 노력의 흔적은 안 보였다"며 "'장사나 해볼까' 하는 안일한 마음을 버리고 2, 3년 정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전자전기공학과 4학년을 휴학 중이다. 학업은 잠시 중단했지만 공부에 대한 뜻을 접은 건 아니다. "나중에 교육학이나 소비자심리학을 배우고 싶어요. 공부를 하다보면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이론으로 정립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 우수사원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열린 식품박람회 참석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는 등 직원들에게도 공부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2월 결혼한 그는 미국 뉴욕으로 간 신혼여행에서도 현지 감자튀김 매장을 수차례 들르며 일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오는 27일부터 일주일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매장을 여는 등 새로운 도전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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