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김용준 5일만에 2기 안대희 6일만에…검사출신 도덕성발목 사전검증 부재 공통점
박근혜정부의 첫 총리로 지명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야당조차 인사청문회에서 강하게 나가기 어렵다고 했다. 청문회 벽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후보 지명 5일 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기도 전에 자진사퇴했다.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1970년대 부동산 매입 등 재산증식 과정이 격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의 상징에서 특권층의 부정적 이미지로 바뀐 것이 결정타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한편으론 보좌하고 한편으론 직언도 불사하는 강한 총리, 소신 총리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청문회의 무난한 통과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명 6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고액수임과 전관예우, 정치기부 논란에 가족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안대희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청렴과 강직의 이미지가 특권층의 부정적 이미지로 바뀌었다. 김용준 전 위원장과 비교하면 지명 후 사퇴시점은 하루가 더 길고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후라는 게 달랐을 뿐이다. "매우 안타깝다"는 청와대 반응도 똑같다. 초대 내각과 2기 내각의 첫 총리 후보자, 약자와 국민을 대변하는 검사 출신들이 모두 도덕성에 발목이 잡혀 지명 일주일도 안 돼 자진사퇴의 길을 걸었다.
인사실패는 역대 정권마다 있어왔다. 그런데 유독 박근혜정부에서는 '인사실패'를 넘어 '인사참극', '인사참사'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나온다. '안대희 사퇴'도 인사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사참사가 계속되는 것은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지 않고 과거의 성공을 재연하려는 관성 때문이다. 검사출신 중용 같은 과거의 성공요인에 대한 맹신이 불러온 참사다. 경영학의 대가 게리 하멜은 "우리는 어제의 성공이 오늘을 담보하지 못하는 세상에 산다"고 말했다. 안대희 후보자는 자연인으로 돌아갔지만 '안대희 사퇴'는 청와대와 입각 희망자들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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