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가장 존경하는 롤 모델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46회 한국의 경영자상 시상식'에 참석, 올해의 경영자상을 수상한 뒤 특별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이 회장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런 식으로 경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기업가로서의 정신으로 '존경받는 기업가',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기업가'를 꼽기도 했다.
아울러 "특정 CEO가 맡고 있을 때 해당 기업이 가장 번성한 뒤 쇠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그만큼 지속가능한 기틀을 만들고 인재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출발, 약 30년간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 CEO로서 역점을 둔 사항은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에만 치우칠 경우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기술개발에만 치우칠 경우 본인의 기술개발에 대해 애착이 강하다 보니 결정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 혹은 세계적으로 엔지니어 출신 CEO가 많아지고 필요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우리나라 이공계 출신이 CEO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권 부회장은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그는 "가장 큰 위기는 예측할 수 없는 위기"라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나 현금확보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연성을 지니는 것은 말은 쉽지만, 대부분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의 문제도 유연하지 못해 모든 걸 단답적으로 풀려고 한다는 점이 있으니, 어떤 사람이든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과 자세를 지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IT업계와 전자업계는 포화상태라는 의견이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역설적으로 더 많은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산업의 역사를 보면 항상 인간을 편하게 해 주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며 "지금도 'ANY(어디서든, 언제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면 여러 디바이스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본고,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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